누구도 승리 장담 못 하는 백중세…막판 표심잡기 치열
연일 쏟아지는 금권·불법선거 의혹과 진실 공방
정책선거보다 과열·혼탁선거에 유권자 피로도 가중
사찰 주지 '돈 받았다' 폭로에 파장 확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가운데 거제지역 사전투표율이 21.75%로 마감됐다. 이 가운데 후보들이 정책선거 보다는 비방과 흑색선전 등에 올인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 방향도 오리무중이다. 사진은 변광용·박종우·김한표 후보들이 선거유세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동행하는 그들의 동료다. 어떤 신발이 누구를 거제수장 자리로 이끌 것인가? /사진= 백승태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가운데 거제지역 사전투표율이 21.75%로 마감됐다. 이 가운데 후보들이 정책선거 보다는 비방과 흑색선전 등에 올인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 방향도 오리무중이다. 사진은 변광용·박종우·김한표 후보들이 선거유세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동행하는 그들의 동료다. 어떤 신발이 누구를 거제수장 자리로 이끌 것인가? /사진= 백승태 기자

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거제시 사전투표는 유권자 19만3369명 중 4만2064명이 투표해 투표율은 21.75%를 기록했다. 경남 21.59%, 전국 20.62% 보다 다소 높은 수치다.

사전투표가 끝나고 본 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표심을 구애하는 후보자들의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정책선거는 뒷전인 채 의혹·비방·흑색선전 등으로 상대 후보 흠집내기에 올인하는 과열·혼탁선거에 유권자들의 피로도도 가중되고 있다.

거제시장 후보들은 연일 불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공방을 벌이면서 조작과 공작이 난무한 혼탁선거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유권자들은 선거판에 떠돌거나 드러난 의혹과 사건들의 진위여부는 둘째 치고 개싸움을 방불케 하는 이번 시장선거 자체에 싫증을 넘어 혐오스런 눈초리를 보낸다.

특히 선거 막판 불법선거 의혹과 비방·폭로·고발 등이 쏟아지면서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불법선거에 따른 재선거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태다.

이번 거제시장선거의 가장 큰 쟁점은 금품선거다. 금품선거 의혹을 받는 당사자는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이고, 이미 박 후보를 혐의자 3명이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와 관련 경남선관위는 박 후보와 함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자 2명도 금품수수 등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데다, 검찰이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7일 혐의자 2명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거제시장선거가 요동치고 있다.

박 후보는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며 자신에 대한 압수수색도 없었고 그럴 이유도 없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의혹의 시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게다가 박 후보 배우자의 금품 전달에 따른 선거법 위반 의혹도 불거졌다.

이번엔 둔덕면 한 사찰 주지가 지난해 7월 박 후보의 배우자에게 500만원씩 두 차례에 걸쳐 1000만원을 계좌로 송금 받았다는 공직선거법(기부행위) 위반 의혹이다. 이같은 사실은 해당 주지가 지난 28일 거제선관위에 찾아가 폭로하면서 밝혀졌다.

이에 박 후보측은 "주지가 불사 건축을 위해 시주를 받은 후 배우자에게 '남편을 사퇴시켜라' 협박하며 선거법 위반을 운운한다고 즉각 반박했다. 박 후보 선대본도 범죄혐의가 드러나지 않은 의혹을 부풀려 여론전에 기선을 잡으려는 상대 후보들의 전략적 공장정치가 난무한다고 역공했다.

이어 선대본은 29일 오후 3시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찰 시주 관련 내용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선대본은 "선거가 막판 혼탁 과열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사찰 주지가 시장 후보 부인의 신앙심을 이용, 건축 시주를 유도한 후 선거법을 위반했으니 남편의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며 협박하는 일이 일어났다"고 해명하며 "최근 SNS와 문자 등을 통해 박종우 후보와 관련된 흑색선전이 마구잡이로 쏟아지고 있지만 이런 일들을 통해 함량 미달의 거제 정치인들의 수준을 보는 것 같아 거제시민들이 보기에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2000년 총선 당시 국민의힘 서일준 국회의원 후보 연설원이었던 A씨가 최근 박종우 후보와 주고받은 녹취록을 공개와 검찰 고발을 예고하고 있어 또다른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거짓과 진실·공작정치 공방은 누구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치열한 선거 판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거제시장선거는 물론 시·도의원선거도 혼전 속에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파란물결을 일으키며 대승한 민주당의 위세를, 이번 선거에선 국민의힘이 빨간물결로 대신하겠다는 기세지만 막판 형세는 안갯속이다.

특히 거대 여야의 양강 구도가 고착화되고 있는 거제시장선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변광용 후보와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 선대본은 하루가 멀다며 연일 한두차례씩 논평과 성명 등을 통해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무소속 김한표 후보 선거캠프도 뒤질세라 공방에 가세하며 선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연이어 박종우 후보에 비해 열세를 보이는 변광용 후보측은 박종우 후보를 향한 막판 공세를 강화하며 최후의 일전을 벼르고 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가 금품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사건과 사찰 주지의 폭로를 집중공략하며 선거 막판 최대 쟁점으로 부각시키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변광용 후보측은 선관위가 거제시장 후보를 고발까지 했다면 상당한 혐의점이 포착됐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검찰에 고발된 박종우 후보는 시민들께 사과하고 후보 사퇴 등의 거취를 밝히라고 촉구하고 있다. 그러면서 거제를 금권선거로 물들이려는 이들을 투표로 심판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는 금품수수 혐의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자신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건을 열세에 빠진 상대 후보가 비방과 흑색선전으로 조작하고 공작정치를 일삼는다며 반격하고 있다. 또 배우자의 사찰 시주 문제도 흠집내기용 공작정치에 불과하다며 입장이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를 혼탁·과열·비방 등 네거티브 선거를 획책하는 변 후보측에 유감을 표하며, 남은 기간이라도 거제시장 출신답게 거제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클린선거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후보들의 이같은 공방과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과열·혼탁선거는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시민 B씨는 "고무신 선거·막걸리 선거는 들어봐도 이번 같은 개사움판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 "시민 자존심을 손상시키는 조작·공작선거는 민주주의를 모독하고 법을 무시하는 부도덕의 끝판왕"이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