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날 산업은행은 입찰가격과 경영능력, 인수 후 발전계획과 자금조달 계획, 노사안정 계획 등을 기준으로 종합심사를 거쳐 한화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이종구 의원(한나라당)는 지난 26일, 산업은행의 결정은 철면피한 기업주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너무나 실망스러운 일로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그는 성명서를 통해 10년 전 외환위기 때 한화는 당시 대주주였던 한화종금에 1조5,000억원, 충청은행에 1조5,000억원 등 총 3조원에 달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고 김대중 정권 때는 정경유착, 대한생명을 인수했다며 한화는 공적자금 3조원부터 먼저 갚으라고 요구했다.

한화의 과거사를 살펴보면 이 의원의 비판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지난 3월 우리사회를 시끄럽게 했던 김승연 회장 부자의 보복 폭행사건이나 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 투입부문은 우리나라 국민 누구나 쉽게 이해하지 않을 부분이다.  

그러나 이 모두는 과거사다. 이제는 순탄하게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해 국가와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일만 남았다.

점령군에서 아군으로

대우조선해양 매각 관련, 우선대상자로 선정 된 한화는 이변이 없는 한 대우조선의 새 주인이 될 공산이 커졌다. 때문에 한화는 이제 점령군이 아닌 아군에서 ‘우리 한화’로 이름 붙여질 날이 머지않았다. 이 시점에서 한화는 지역사회를 챙기는 특별한 계획을 세우는 것도 필요하다.

대우조선은 지난 1999년 워크아웃에서 2001년 졸업까지 갖가지 풍상을 겪었다. 그러나 그 뒤에는 언제나 거제시민이 함께 했다는 사실을 한화가 잊어서 결코 안 된다.

그간 거제시민들은 향토기업, 대우조선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모두가 발 벗고 나서서 격려하고 도와주는 열성을 보여 왔다는 점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대우조선은 거제시 세수 약 40%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거제인구 21만 가운데 9만여 명의 생계와 직결돼 있다. 그만큼 대우조선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지금의 상황도 슬기롭게 대처, 순탄한 매각절차 진행으로 거제시민들의 기대 부응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계획도 우선

대우조선은 올해 선박 수주 55척, 109억달러에 달하며 총 수주 잔량은 241척, 449억달러에 이르는 등 벌써 수년치 일감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10년여 만에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이 된 한화는 김 회장의 탁월한 경영능력을 바탕으로 노사안정의 화합 속에 승승장구하는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 더구나 최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조선 2위 자리를 삼성조선에 내주고 3위로 물러앉았다.

순위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조선 산업이 우리나라 성장 동력이라는 차원에서 그 순위에 복귀하는 것은 그 뜻이 깊을 수밖에 없다. 또 지역민에게 한 발 더 다가서는 자세와 함께 노사관계의 새롭고 올바른 정립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대우조선 노조와는 우리사주 관련 자사주 배분문제, 고용안정과 비정규직 문제 등의 협상과정에서는 한발 물러서 주는 아름다운 자세도 필요하다.  

부디 모든 난국을 헤치고 매각 절차도 순조롭게 진행, 세계조선 정상에 우뚝 서는 한화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3조원의 공적자금보다도 더 큰 6조원 그 이상의 대가를 국가에 환원하겠다는 맹세와 함께 향토기업으로 더욱 굳건히 뿌리내리겠다는 각오도 다져야 한다. 이것은  곧 지역민과 한화가 상생하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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