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구조가 그래왔고, 인재의 집중도가 그래 왔듯이 아직도 행태만 답습하는 지방정치의 구도는 내용면에서 실질적인 변화나 개혁의 속도가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다.

우선 선거에 있어 도덕적으로 적합하지 못한 인사가 함부로 대중을 속이고 개인적인 명예와 권력을 지속시키려는 시도가 지방일수록 가능하다는 모순된 현상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현상을 시정하지 않고는 한국정치의 진정한 쇄신이나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얘긴데 지금 여야에서는 이런 정치쇄신에 대한 해답찾기가 분주하다.

과연 그게 가능할까. 우리 지역은 어떤 정도일까. 여기에 대한 물음과 대답은 매우 회의적이다. 한 번 길들여진 명예와 지위에 대한 집착이나 욕심에도 딱히 누가 나서 시시비비를 하지 않는다는 속셈으로 염치를 모르고 나서는 지방 선거꾼들이 너무 많다.

이미 입소문으로 민형사상 이상의 매도를 당한 불온하기 짝이 없는 후보도 '날 잡아봐라'는 식의 위장을 서슴지 않고 다시 후보군에 뛰어드는 이런 한심한 풍조가 계속되고 있다. 거기에다 이미 행정경영의 미숙함이 드러나거나 대체 왜 저런 역량으로 지역봉사자를 자처했는지 모를 인사들이 정당 연고를 배경으로 날뛰는 줄서기 정치가 아직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그런 대중적 수소문에 관계없이 재력과 배경만 있으면 조직이 가능하고, 정의감과는 거리가 먼 선거꾼들을 동원하면 제 입지를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일 것이다.

입후보자를 두고 대중이 모여 국회청문회 하듯 검증할 수만 있다면 아마도 이런 폐단은 다소 줄어들 텐데 현행범이 아니고는 입지를 막을 수 없는 자유로운 피선거권 때문에 도덕적 제한을 가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오랫동안 이 지역에는 공동체의 명예와 발전을 전도할 대변자가 유권자들의 존경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불신의 대상이 된 모순의 정치를 이어왔다.

그 원인은 정당공천이라는 반민주적 거래행위가 개입했고, 선거를 위해 쓴 투자만큼 벌어야 한다는 장사치의 논리와 의식이 공인의식보다 앞 서 왔다. 만약 지금 정치개혁대로 국회의원이나 광역단체장과 의원들을 제외한 기초단체의 지방정치인들에게 공천이라는 관행이 없어진다면 어떨까 싶지만 이도 역시'오 십 보 백 보'라는 회의적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특정 지역단체나 국정에 대한 정치철학과 준비 없이 그저 후보 자리라면 경계를 마다않고 출마하는 막무가내 식 후보가 설치는 한 흙탕물을 만드는 정치판이 여전하다는 뜻이다.

지금 일각에서는 여성들의 정치진출을 위해 정당 공천제가 지켜져야 한다는 여성보호용 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남녀평등의 오랜 주장과 요구가 이런 일에도 예외일 수 없다는 그 진의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하나를 얻고 열을 잃는 이런 발상과 주장이 모처럼 정당 개입을 배제한 지방정치의 활성화를 바라는 유권자들에게 어떤 상실감을 안길 지 답답하다.

여성정치가 필요하고 그래서 지금보다도 더 많은 여성의 사회적 정치봉사가 필요하다지만 굳이 그런 바람을 기성정치의 배려에 의해 입지를 찾아야겠다는 논리를 접하고 보면 여성 스스로가 평등권과 자유로운 정치발전을 가로막고 나선다는 허탈감을 지울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정치구도 못지않게 그 상대가 여성이건 남성이건 지방자치화의 올바른 미래를 위해서라도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검증을 위해 공천의 과정이라도 명명백백하고 투명하게 유권자의 민심을 반영하는 상향식 공천이 우선 되어야 하고, 중앙정치에 줄서기를 부끄러워 않는 후보자들은 철저히 배제되어야 한다.
　특히 지역에서 특정 사업이나 직업을 가진 인사들이 지방정치를 자신의 영달이나 방패막이로 여기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해 철저한 봉사의식이나 경력을 지닌 후보가 이웃과 지역을 위해 헌신할 진정한 지방자치제의 정신을 구현해야 한다.
　중앙정치에 뛰어 들었다가 안 되면 감투 대용으로 지방단체장을 위안 삼는 정치, 중앙정치 진출을 위해 지방정치를 발판으로 삼으려는 술책의 기회를 여전히 방치하는 한 참다운 지방정치의 가치를 찾아내기는 요원해진다. 걸핏하면 선진국을 여행 삼아 견학과 현장답습을 노래하며 아까운 예산을 축내는 사람들이 대체 무엇을 본보기로 그런 모범들을 외면하고 날이 갈수록 자신들의 영달과 권익에만 몰두해 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지금 어떤 조언이나 충고가 또 다시 '소귀에 경 읽기'로 흘러갈지 모르지만 제발 다가오는 지방 선거에서부터라도 염치를 아는 후보들이 오순도순 지역살림을 내 살림처럼 어루만질 그런 후보부터 되어야 한다는 자성의 기회를 가졌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