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칠백리, 맛따라 멋따라 … 해금강펜션 레스토랑 「이레」

거제도 남동쪽에 불쑥 튀어나온 갈곶(乫串). 그 끝자락에서 떨어져나간 한 덩어리의 돌섬이 바로 명승 2호 해금강이다.

갈곶은 원래 어촌이었으나 지금은 몇몇의 가정집과 펜션 등이 어우러져 소박한 풍광을 이루고 있다. 길을 따라 언저리에 다다르면 해금강펜션과 함께 레스토랑 ‘이레’가 자리 잡고 있다.

해금강펜션을 지나 레스토랑 ‘이레’에 들어서는 순간, 창 앞으로 훤히 트인 바다와 앞쪽으로 자리한 앙증스럽게 예쁜 섬이 눈앞으로 다가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해금강을 가면서 들리게 되는 바람의 언덕 전망대에서 본 풍광과는 또 다른 경치의 황홀함에 “정말 멋지다”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일단 실내 레스토랑을 나와 바닷가 쪽 앞마당으로 나오면 넓은 잔디밭에 어우러진 야외 레스토랑이 운치 있게 손님을 맞는다. 거제 특유의 몽돌이 있는 함목해수욕장으로 통하는 소로를 가운데 두고 옆으로 잔디밭 위 족구장이 자리 잡고 있다.

직장인이나 가족 간 게임이나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것 하나하나가 이곳 레스토랑 주인장의 맘 새를 드러내 주는 듯하다.

어렴풋하게 노을이 번져오는 황혼녘이 되자 야외 레스토랑엔 고즈넉하게 등불이 밝혀지고 곳곳에 자리한 연탄불 화덕위엔 고소한 고기 굽는 냄새가 시장기를 자극한다.

화덕불 위로 뜨겁게 달궈진 불판에 한우 등심을 올리자 한우 특유의 맛깔스런 내음과 함께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인다. 절로 소주 한잔이 생각 난다. 1인분에 9,900원. 한우가격도 저렴하거니와 곁들여진 신선한 야채와 밑반찬이 먹음직스럽다.

불판에 다가와 적당히 익은 고기를 뒤집어 가위로 썰며 “우리 쇠고기는 살짝만 익혀서도 먹는 맛이 부드럽다”고 귀띔하는 주인 정기복씨(50)는 레스토랑 주인답잖게 도시냄새를 물씬 풍긴다. 첫 인상은 부드러우면서도 나이보단 훨씬 젊어 뵌다.

지난 83년 대우조선에 몸담으면서 인사부서의 인력 교육을 오랫동안 담당했고 실력을 인정받아 서울 본사 기조실에서도 근무했단다.

퇴직 후 거제도로 내려와 옥포에서 조그만 음식점을 열어 경험을 쌓았고 이제 이곳 갈곶에 해금강펜션을 지으면서 레스토랑 ‘이레’를 연 지 일년이 다 돼간다.

둔덕 한우작목반이 생산하고 둔덕 농협에서 공급하는 100% 둔덕 한우를 산지 가격으로 선보인지 두 달여가 지나자 입소문을 타고 주말에 꽤 손님이 몰린다는 것이 정씨의 설명이다.

나라밖에서 시작된 불경기가 이제 나라 안으로 번지고 있는 이런 때 일수록 박리다매를 고집하고 싶다는 정씨는 값싸고 질 좋은 한우를 찾는 많은 이들에게 레스토랑 ‘이레’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다. 예약전화 633-4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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