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주 국민건강보험공단 거제지사 차장

우리나라에서 1년에 입원하는 사람만 약 430만명 정도로 건강보험대상자가 약 4,800만명되니 약 9%가 해당되는데 전국민으로  따지자면 11명에 1명꼴로 입원환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내 가족이 아니더라도 내 이웃에 이런 분들이 너무나도 많이 볼 수 있다.

병원에 누워계시는 분들의 대부분이 경제능력이 없는 노인층들로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79.1세(OECD 평균 78.9세)라고 하니 우리모두는 언젠가는 노인이 될 것이고  80세까지 살게 되면 의료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고 필연적으로 병원을 오가면서 건강을 유지하게 될것임은 자명하다.

국민건강 보험공단은 우리나라에서 사무직으로 따지자면 1만명이 넘는 거의 유일한 조직이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그렇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하고 있는것 또한 사실인데 이는 사회보험제도가 갖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이기도 하다.

전국 병의원에서 일어나는 진료의 대부분은 건강보험료로 충당하고 있으며 그런 건강보험서비스를 하는 조직이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서 좋은 일을 하고 있으나 건강한 사람들이 돈을 모아서 병원에 입원해 있는 환자들의 치료비를 대줘야 하니 대다수의 건강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볼 때 돈이 아까울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국민들은 몸으로 체감하는 건강보험 서비스의 질을 높여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응급실은 가장 위급한 환자가 오는 곳이다. 일반외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전문의가 필요한 응급환자를 돌보는 의사는 경험이 적은 전공의가 거의 도맡다시피 하는 것 또한 사실인데 이들과는 건강보험 수가도 낮다.

그러니 전공의들이 기피하는 과가 돼버렸고 의사들은 사람목숨을 다루기는 걸 기피하게 되고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 치과 이런 과가 소위 인기있는 분야가 되었다.

정부의 역할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건강보험 수가정책이 의료자원(인력) 왜곡에도 큰 원인을 제공한 것이다. 머리 좋은 사람들 의대 보내서 안과, 피부과, 성형외과에 다 몰리면 뇌수술, 심장수술은 누가 할 것인지?

국가적으로 볼 때 크나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응급실 정책이 죽으면 살릴 수 있는 환자도 죽어나갈 것 아닌가? 건강보험 수가정책도 이런데 대한 고민을 이제는 해야 한다.

이제 건강보험도입 30년 전국민건강보험 20년이 되었고 그가운데 조직통합, 의약분업, 재정파탄에 이르기까지 값비싼 경험을 했으니 무한한노하우가 있다. 베트남 태국 몽골 사우디 심지어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이제 우리나라 건강보험을 배우러 오고 있다. 언젠가는 건강보험을 수출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건강보험 제도를 수출하면 상품수출 보다 부가가치가 얼마나 더 높겠는가?

이에 건강보험공단의 추진방향을 몇 가지 제시한다. 첫째,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올바른 수가정책의 지혜를 짜내야 한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평균보다 의료이용(의사방문)이 두 배나 높다고 하는데 국민과 의료계가 상생하는 방향에서 수가 제도가 발전할 수 있도록 고민해 가야한다. 수가정책 때문에 한 번 부를 환자를 두 번 불러서는 안될 것이다.

같이 지혜를 짜내고 국민들의 입장에서 무엇이 옳은가를 찾아가야 한다.

둘째,‘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우리문화에 성공적으로 접목될 수 있는 기반을 다져나아 가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올 10월 1일에 500만명을 돌파하였다. 지금은 전 국민의 10%정도인데 2025년이면 지금의 두 배인 20%에 달하고 2050년경에는 38%가 된다고 한다.

이때는 아마도 우리나라가 인류역사상 전무후무한 고령국가로 기록될 것이며 그때까지는 우리나라에서 고령화 문제가 국가적 아젠다로 계속 남아있을 것이다. 어쩌면 우리 시대까지는 계속 고통을 나누어 가야 할지도 모른다.

‘노인요양보험제도’가 지금은 시행 초기라서 허점도 적지 않으나 노인부양에 대한 전통적 가치관, 노인요양 정책, 요양시설, 요양보호사 대우등 모두다 제 자리를 잡아가야 할 것이다.

적어도 10년, 20년 후면 우리나라 노인봉양 문화가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로 인하여 크게 변모 할 것이다. 건강보험제도가 의료제도에 영향을 주었듯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부가가치 높은 건강보험서비스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개발해내어 건강보험의 높은 가치를 국민들께서 경험하고 이해하게끔 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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