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영 무지개숲길교회 목사
김수영 무지개숲길교회 목사

2015년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팀 마샬의 '지리의 힘'이란 책이 있습니다. 이 책은 지리(geography)가 어떻게 인류역사를 형성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는데, 저자는 그 나라의 지리적인 상황이 역사를 만든다고 하면서, 나라의 지형·기후·자원·주변국가와 같은 지리적 요소가 국가의 경제·문화·정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 그 나라의 역사적 사건의 흐름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10개 주요 지역 중국·미국·러시아·유럽·중동·인도·아프리카·일본과 한국·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각 지역의 지리적 특성이 어떻게 역사·문화·정치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우리 삶의 모든 것은 지리에서 시작됐으며, 지리를 알지 못하면 세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는 그 위치에 따라 운명이 결정되기 때문에 지리적 지식과 지정학(geopolitics)적 관점을 정확히 알아야만 현재 처해진 국제정세를 이해할 수 있고, 미래를 예측해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요.

그러면서 강대국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하는 가운데 분쟁·침략·전쟁 등 다양한 형태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되는데, 옛날에도 그랬듯이 오늘날에도 그런 상황이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하면서 급변하는 21세기 현대사에 지리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세세하게 고찰하고 있습니다. 

필자는 이 분석을 통한 오늘날 국제정세와 지정학적 위치가 우리나라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으며, 앞으로 어떻게 미칠 것인지를 분석하면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개척하는 혜안을 가지면 좋겠다 싶어 이 글을 올려 봅니다.

우리나라는 지리적 특성상 세계 최고의 강대국인 중·러·일. 3개국과 이웃하고 있는 반도 국가로서, 숙명적으로 주변 국가들의 영향 가운데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 지리적인 여건은 우리들의 의지로 바꿀 수도 없으며, 피할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운명이니 주어진 상황 가운데서 어떻게든지  길을 개척할 수밖에 없었지요.

예부터 우리나라는 지리적인 위치 때문에 수도 없는 외침을 받아 큰 어려움을 겪게 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요. 

중국과 거란·몽고와 청나라의 침공과 끊임없는 왜적의 침략으로 나라가 일촉즉발의 위기에 처한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조상들은 지혜롭게 대처해 거뜬히 이겨냈으며, 강대국 중국에 흡수되지 아니하고 반만년 역사를 지켜온 자랑스러운 민족이었습니다.

이런 우리나라(남과북)의 지정학인 위기는 지금도, 앞으로도 계속될 것인데, 작금의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정세가 전쟁의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기 그지없네요.

미국이 국제질서를 재편하려는 의도 속에 경제·외교·군사·기술적 능력을 모두 갖춘 유일한 경쟁자인 중국을 견제하려 한국과 일본을 끌어들여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됐는데, 윤 대통령의 '중국패싱' 외교 전략과 대만 발언으로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므로 지리적으로 이웃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가 파탄되지 아니할까 염려스럽고, 위기를 느낀 북한이 러시아에 밀착하면서 옛날같이 신 냉전구도가 다시 형성되면서 지정학적 위기가 재현되지 않을까 하는 이유로 걱정도 되네요. 그래서 필자는 지금이라도 일방적인 미일 편향적인 외교를 지양하고 균형 잡힌 외교를 하므로 지정학적인 위기를 해소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네요. 

우리나라는 지리적 여건상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함에 있어서 최적에 위치한 나라이기에 세계 최강대국 미국은 자국의 안보와 유익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할 목적으로, 사드도 배치하고 주한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지요.

한미는 이런 상호 유익의 바탕에 한미동맹을 유지하고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 지리적 위치의 유용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미·중·러·일 4대 강국 틈바구니에서 치이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중심추의 역할을 감당하는 주도적 외교를 통해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작지만 큰 나라로 우뚝 설 수 있기를 소망하면서 그런 비전을 가진 지도자와 정치세력을 들어 세우는 이번 선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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