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정사, 한내모감주숲에서 사천왕제·용왕대제 지내

 

거제시 연초면 소재 해인정사(주지 자원스님)는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 한내모감주숲에서 시민 안녕과 삼성조선·한화오션의 사업번창·안전을 기원하는 동향 사천왕제 및 용왕대제를 지냈다.

지역민·신도 등 30여명이 참석한 이날 기원제에서 자원 주지스님은 고현항을 바라보며 2시여간 동안 기도를 올렸다.

자원스님은 “지난 1997년부터 북사에 살던 어느 스님이 모감주숲에서 풍어제·기원제를 지내 마을이 평안해졌다는 유래가 있다는 전설을 듣고 그 뜻을 이어가고 싶어 기원제를 시작했다”며 “이후 한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정월대보름 전날 모감주숲에서 시민 안녕과 양대조선소 발전을 기원하는 동향 사천왕제 및 용왕대제를 지내 올해로 27회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003년 9월 태풍 매미 내습 당시 모감주숲 앞 석축이 무너지고 나무가 뽑히거나 부러져 수백만원의 자비를 들여 모감주나무 30주를 심었는데 문화재(경남도기념물)다 보니 식재하는데 따른 절차가 까다로워 어려움이 많았다”며 “그당시 문화재위원과 거제시 산림녹지과의 도움으로 나무를 심고 가꿔 20여년이 지난 지금은 모감주숲이 풍성하게 됐고 열매도 많이 달려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사진-=이남숙 기자.
@사진-=이남숙 기자.

연초면 윤동연(80)씨는 “예전부터 이곳 모감주숲에서 농악·당산제·참배 등을 성대하게 지냈는데 조선소가 들어오고 젊은분들의 문화가 달라져 사라질 위기인데 해인정사 주지스님이 해마다 정월대보름을 기해 복을 빌어줘 감사하다”며 노란 소원지에 가족의 건강과 평안을 적어 모감주와 모감주 사이에 친 노끈에 매달고 빌었다.

한내마을 해안가 모감주숲은 경상남도기념물 제112호로 지정돼 있다.

모감주나무는 무환자나무과에 속하는 갈잎(낙엽수) 큰키나무(교목)로, 여름에는 노란꽃이 피고 가을이면 콩알보다 큰 열매가 달린다. 이 열매로 염주를 만들기 때문에 염주나무라고도 한다.

한내에는 41그루의 모감주나무가 있는데 통일신라 말기에 어느 스님이 잡귀와 바닷바람과 해일 등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어느 절에서 얻은 종자를 이곳에 방조림으로 심었다고 전해진다. 현재까지 모감주로 조성된 방조림은 한내가 유일하며, 예전에는 이곳에서 풍어제를 지냈다.

@사진=이남숙 기자.
@사진=이남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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