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봉 거제시공약이행평가단장
윤석봉 거제시공약이행평가단장

거제시가 시립화장장 건립과 통영화장장 공동사용의 투(two) 트랙 전략으로 화장장 문제를 풀어가는 방법은 매우 효율적인 행정력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거제시 권역 화장장은 통영(4기)·고성(2기)·사천(4기)·진주(7기)·창원(15기)·김해(6기)·밀양(3기)·함안(3기)·남해(2기) 등 46기가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상황에서 거제시 화장장 문제는 지속가능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님비시설은 광역화되는 추세다. 화장장 또한 미래 세대를 위해 기존 화장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추세이다.

통영화장장은 현대화 사업의 일환으로 신형 화장로 4기(3기 운영)를 설치하고 2022년 6월에 신축 개원했다. 신형 화장로 설치로 통영뿐 아니라 거제시의 화장 수요까지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실제 통영화장장 화장 가능 건수는 시신 기준 1일 12구이며, 4기 운영시 1일 16구가 가능하므로 1년에 약 6000여건이 가능하다. 통영·거제 주민들의 화장장 이용 건수는 1년에 각각 약 1000건 정도로 약 총 2000건수 정도 되는 것을 고려하면 거제시민이 통영화장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다.  

여기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 도대체 거제시 행정은 그동안 미래 세대를 위해 무엇을 준비했는지 궁금하다. 경상남도 대부분의 시·군들은 화장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말이다. 

박종우 거제시장은 많은 사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인수위에서도 어려움을 하소연할 정도였지만 민선8기 제1공약으로 시립화장장 건립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취임 후 '시립화장장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 건축 기획 용역'을 거치면서 대외적으로 거제화장장 건립을 천명하고 실천해 나갔다.

거제시의 의지를 확인한 통영시는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고도 화장장 사용의 50%에 해당하는 거제시민이 사용하지 않는다면 운영의 어려움이 예상됐기 때문에, 거제시에 공동사용을 위한 협상테이블에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거제시는 자체 시립화장장을 건립할 경우 화장장 자체 건설비 258억원·연간 운영비 약 5억원·주민 인센티브 매년 2억원씩 30년 기준 60억원 등 325억원 내외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는 간접 보상 예산은 제외돼 있다. 정리하면 시립 화장장 건립을 위해 들어가는 예산은 최소 450억원 이상은 될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통영시와 통영화장장 공동사용 협약안을 보면 거제시가 일시에 부담키로 한 예산은 화장장 및 추모공원 건립비용 50%, 추모공원 진입도로 확포장 공사 예산 50%, 도로 개설공사 예산 25%를 합쳐 99억2600만원이다. 

연간 운영비용은 화장장 이용인원 비율별로 부담키로 했는데, 연간 약 4억원으로 추산된다. 거제시민 혜택은 80만원(거제시 50만원 포함) 사용료에서 이제 통영시민과 동일한 요금 10만원을 적용 받는다. 

이런 협상테이블 환경은 거제시민의 행운이다. '시립 화장장 건립'과 '통영화장장 공동사용' 중에 선택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는가? '단순 경제성보다 장례 복지 인프라 확충을 통한 생애 주기의 존엄과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고 우선시 돼야 한다'는 것이 반드시 시립화장장 건립만으로만 가능한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공설화장장은 광역화 추세다. 무조건 설치해야 한다는 당위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 좁은 지역에 또 화장장 설치로 인한 갈등을 겪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통영 화장장을 효율적으로 큰 어려움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그런 쪽으로도 얼마든지 방안을 낼 수 있다고 본다'라는 어느 정치인의 속기록이 생각난다. 거제의 미래를 위해 시민의 세금으로 봉사하는 거제시의원들은 화장장 문제를 정치적으로 다뤄서는 절대 안된다. 거제시민들은 지켜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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