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목사
천창수 목사

세상을 살다 보면 쓴물을 만날 때가 있다.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만날 때가 있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쓴물을 만났다. 

그들은 애굽에서 종살이를 하다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 애굽의 압제하에서 고통으로 신음하며 부르짖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은 모세를 구원자로 보내주셨다. 애굽에서의 열 가지 재앙을 통해 이스라엘은 출애굽하게 된다. 그런데 출애굽의 기쁨도 잠시뿐, 이들의 앞에는 홍해가 가로막고 있고, 뒤에는 애굽 군대가 추격해 온다. 이런 현실 앞에서 하나님은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셨다. 하나님은 홍해 바다를 갈라지게 하심으로 애굽 군대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구원해 주셨다. 

이렇게 구원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나안 땅에 이르기 전에 먼저 광야를 통과해야 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홍해를 건넌 이스라엘은 수르광야로 들어가서 사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이렇게 사흘이나 걸어갔지만 물을 얻지 못하였다. 홍해가 갈라진 것은 기적중의 기적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렇게 기적을 체험한 백성들을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아니라 광야로 데려가셨다. 

천로역정을 쓴 존 번연은 "적당한 때에 시련의 겨울을 겪지 않으면 우리의 육신은 걷잡을 수 없이 웃자라고 할 것이다"고 했다. 하나님은 언제나 복과 고난이라는 두 양면을 통해 우리를 훈련하신다. 

처음에 그들은 기적을 보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문제가 곧 해결되리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애굽에 내리시는 열 가지 재앙을 눈으로 보았다. 홍해를 가르시고 좌우에 세워진 물 벽 사이를 마른 땅으로 건너게 하시는 기적을 체험했다. 그들은 수르광야로 들어가서도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홍해를 갈라지게 하신 하나님께서 마실 물도 주실 줄로 믿었을 것이다. 

그런데 물이 공급되지 않았다.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도 마실 물이 없다. 그들은 마음이 흔들렸다. 아무리 큰 기적을 보았다 하더라도 현실의 작은 어려움에 부딪힐 때 사람들은 흔들리게 마련이다. 하루를 가도 이틀을 가도 물은 찾을 수 없고, 보이는 것이라고는 사방에 모래뿐이다. 그래도 그들은 기대했을 것이다. "어딘가에 물이 있을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목말라 죽게 하지는 않겠지"라고 기대한다. 그들이 '마라'라는 곳에 도착했을 때 드디어 샘물을 발견했다. 그런데 그 물은 쓴물이었다. 써서 도저히 마실 수 없는 물이었다. 3일 동안 광야 길을 걸으면서 물을 찾고 또 찾았는데, 그러다가 드디어 발견한 물이 써서 마실 수 없는 물이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어땠겠는가? 아마 하나님을 향하여 굉장한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쓴 물이란 말은 독이 된다는 말이다. 그 물을 먹고 배탈 난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병든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때 그들은 속으로 "하나님은 뭐 하시는 거냐"고 말하기 시작했을 것이다. 3일 전의 기적은 다 잊어버렸다. 그들은 배신감과 3일 동안 목마른 갈등 앞에서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원망하고 불평하기 시작한다. 쓴물을 만났을 때 이스라엘 백성이 보이는 반응은 원망이요 불평이었다.

인생에서 쓴물을 만났을 때 그대가 보이는 반응은 무엇인가? 우리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다.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돌보고 계신다는 사실을 믿는 사람들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잊고 원망하지만, 모세는 하나님 앞에 엎드려 기도했다. 하나님은 모세의 기도를 들으시고 쓴물을 단물로 바꾸어 주셨다. 

비록 인생에 쓴물을 만날지라도 원망이나 불평하지 말라. 고통은 위장하여 찾아오는 축복이다. 밤이 깊다는 말은 새벽이 가까웠다는 말이다. 고난이 깊다는 말은 축복이 가까이 왔다는 것이다. 이 광야 생활을 인내하고 고통을 기쁘게 받아들이면 상상할 수 없는 복의 물줄기들이 우리에게 쏟아질 줄로 믿는다. 

하나님은 언제나 기도 하는 사람 편에 서신다. 우리가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움직이신다. 우리가 생각을 하면 사람이 움직이고, 기도를 하면 하나님께서 움직이신다. 기도하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난다. 모세가 기도할 때 하나님은 쓴물을 단물로 바꾸는 길을 보여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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