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그리스 시라큐스성에 왕인 히어로 2세가 황금을 세공하는 세관공에게 금덩어리를 주면서 명품왕관을 만들어줄 것을 명령했습니다. 그런데 이후 고민에 휩싸였습니다. "왕관을 만드는 일에 순금을 모두 사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어쩌면 내가 준 금덩어리에서 일부를 빼돌리고 불순물을 섞어 사용할 수도 있어." 

그래서 왕은 당대 최고 수학자로 불리는 아르키메데스를 불러 말했습니다.

"그대가 내 고민을 해결해주시오. 내 멋진 황금왕관에 다른 불순물들이 섞인 것은 아닌지 조사해주시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왕관을 부수거나 녹이는 일은 절대 허락할 순 없소."

이제 고민에 빠진 사람은 아르키메데스였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왕관의 순도를 측정할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목욕탕에 자신의 몸을 담근 아르키메데스는 욕조에서 물이 흘러넘치는 것을 보고 한 원리가 떠올랐습니다.

그 원리는 어떤 물체를 물에 넣으면 그 질량만큼의 물이 자리를 이동하게 되는데 같은 무게의 물체라도 그 물체의 밀도에 따라서 넘치는 물의 양이 다르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였습니다.

왕의 왕관에 불순물이 섞여 있다면 황금과는 다른 비중을 가지기 때문에, 물속에 담갔을 때 같은 무게의 황금과 넘치는 물의 양이 다르게 나타날 것입니다. 이같은 사실을 발견하게 된 아르키메데스는 너무 기뻐 옷을 입는 것도 잊어버린 채 소리를 지르며 거리로 뛰어나와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유레카, 유레카." 

'유레카(Eureka)'라는 말은 헬라어로 '알았다·찾았다·발견했다'라는 뜻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갑작스러운 깨달음을 얻기도 하며 야구에서 9회말 홈런을 쳐서 역전승을 하는 것처럼 뜻밖의 인생역전을 경험하는 때도 있습니다. 

이것이 인생입니다. 하지만 이같은 깨달음과 기회·행운의 비둘기는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니라 평소 이 일을 위해 힘쓰며 노력·수고하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는 것입니다. 

상고를 졸업하고 전자회사 영업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김우준씨는 10년 동안 성실히 일해 모은 돈과 주변 사람들의 돈을 빌려 조그만 가전제품 대리점의 사장이 됐습니다. 

그런데 사업이 안정되고 빌린 돈도 거의 다 갚아 갈 즈음 사기를 당해 전 재산을 날릴 위기에 처했습니다. 남은 것이라곤 지인들로부터 빌린 부채뿐이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빚을 갚아야겠다고 결심한 그는 다시 가전제품 외판원으로 나섰습니다. 날마다 방문판매를 하면서 버는 돈 가운데서 하루에 빚 5000원씩 갚아 나가기로 다짐했습니다.

그는 매일 저녁 5000원을 주머니에 넣고 한강다리를 건너 용산까지 돈을 빌려준 사람을 찾아가 돈을 갚았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대교 위를 걸으며 그는 언젠가는 반드시 사업을 다시 일으키리라는 희망의 씨앗을 가슴속에 키워 갔습니다.

몇년 후 빚을 다 갚은 그는 재기할 계획을 진행시켰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성실함을 눈여겨 본 전자회사 판매이사가 그의 신용을 믿고 물건을 지원해줄 것이니 다시 유통업을 해보라고 권했지만, 자금사정이 좋지 못했던 그는 돈이 좀더 모일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즈음 우연히 예전에 5000원씩 돈을 갚았던 사람을 만나게 됐습니다. 둘은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야기 끝에 김 씨의 처지를 알게 된 그 사람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처음 당신이 5000원씩 빚을 갚기 시작했을 때, 나는 며칠 지나면 그만둘 것으로 생각했지요. 하지만 당신은 끝까지 그 일을 해냈고, 그 사이 당신에 대한 믿음도 쌓여갔소. 나는 언젠가 당신이 꼭 재기할 것을 믿고 있었다오. 새롭게 출발한다니 내게 출자할 기회를 주겠소?" 

그동안 김 씨는 빚진 돈을 갚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용을 차곡차곡 쌓은 것이었습니다. 그 결과 사업을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구약성경 사무엘상 2:35에 보면 "나는 나를 섬기고 내가 원하는 것을 행하는 충실한 제사장을 세울 것이다. 나는 그의 후손들을 축복할 것이며 그들은 내가 세운 왕 앞에서 항상 제사장으로 섬길 것이다."라고 말씀하고 있으며, 잠언 22:29에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네가 자기 사업에 근실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사역의 현장 속에서 충실한 사람, 자기 사업에 근면 성실한 사람은 만왕의 왕이신 하나님도 도와주시고 주변에 있는 지인들도 돕는 법입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성실한가?" 하는 점입니다. 

거제신문 독자들과 우리 성도들이 사역의 현장에서 충실·진실·근실함으로 하나님의 놀라운 도우심과 많은 지인의 참된 신뢰와 사랑을 받는 복된 손길들이 돼 행복의 비둘기를 품는 '유레카의 주인공'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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