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영 자유기고가

① 역발상이 만든 문화명소, 음악가들의 무덤 ‘비엔나 시립 중앙묘지’

여름휴가를 어디로 가야할지를 고민하다 인터넷 뉴스를 보고는 청마 유치환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전시회를 보기위해 ‘싸이월드’ 문화예술 클럽 회원들과 거제도를 찾았다.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깃발, 나부끼는 그리움’ 전시회를 본 감동을 나누려고 거제시 둔덕면의 청마 묘소를 참배하다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Wien)의 ‘아름다운 공동묘지’가 유럽 배낭여행의 추억과 함께 회상되었다.

함스부르크 왕가의 구심점이자 맛있는 커피, 소시지의 이름이기도 한 영어발음으로는 비엔나. 클래식하고 고풍스런 건축물들이 아름다운 빈은 역사에 빛나는 걸출한 악성(樂聖)들이 활동한 음악의 도시이다.

모차르트의 도시 짤츠부르크와도 1시간 30분 거리로 이웃하고 있다. 베토벤, 하이든, 모차르트, 슈트라우스, 브람스 등의 쟁쟁한 음악가들이 이 도시를 사랑하여 노래하고 고뇌하며 향유하였다.

음악적 자부심이 대단히 높은 도시로써 사계절 다양한 음악축제 프로그램들이 펼쳐지고 곳곳에선 우리가 사랑한 불멸의 음악가들 흔적과 조우할 수 있는 곳이다.

하늘을 가릴 듯 빽빽하게 솟은 아름다운 가로수 길을 걸으면 중앙묘지 가운데 자리한 뤼거교회의 앙상블은 매우 아름답다.

‘제 3의 사나이’와 베토벤의 일생을 주제로 한 ‘불멸의 연인’ 등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이 불멸의 거장들 영혼이 천국에서 영면하며 한곳에 모인 안식처가 있으니 빈 시에서 운영하는 ‘중앙묘지’이다.

빈에는 시내와 외곽을 통틀어 약 50여곳의 공동묘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큰 묘지가 시내 중심가에서 대중교통으로 30분 내외에 위치한 빈 11구의 ‘젠트랄프리드호프’이며 1874년 시의회에서 조성하였다.

약 90만평의 아파트먼트 형으로 유럽에서는 러시아의 상페테르부르크 공동묘지 다음으로 크다고 한다. 매년 200만 명의 순례자들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 이 시립묘지가 오늘날처럼 유명하게 되기까지는 빈 시의회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로 조성되었다.

건립 초창기에는 이렇다 할 특색이 없었다. 어디에나 있는 흔한 공동묘지에 다름 아니었다. 이 공동묘지를 특별하게 만든 것은 1881년에 발표한 ‘유명인들의 젠트랄프리드호프 명예묘지 이장 추진 법’이었다.

빈 시(市)의 주도로 각처에 흩어져 있는 예술인들의 묘지를 이장, 통합키로 하여 1881년 베토벤과 슈베르트를 필두로 음악가, 학자, 정치인, 건축가 등과 역대 대통령들의 무덤을 한자리에 모았다.

독일에서 어려운 생활을 하다가 친분이 있었던 요한 슈트라우스의 추천을 통해 빈으로 옮겨 음악활동을 하였던 브람스.

당시 빈은 음악가들에게 좋은 조건을 많이 제시하였고 브람스도 남은 여생을 빈에서 음악활동을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였다. 무덤의 고뇌하는 조각상을 보면 운명도 그의 창작에의 열정을 꺾을 수 없음을 표현한 것 같다.

빈 시민들은 유명인사들의 무덤에 점차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들의 장례식에도 참가하는 등 호기심과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 자신도 죽은 후에 좋아하던 예술인들과 함께 묻히고자 묘지 구입이 쇄도하였고, 중앙묘지는 늘어나는 주문으로 몇 번에 걸쳐 묘역을 확장하고 또 확장하여야 했다.

현재는 빈 시민들의 무덤까지 통합 5개의 공동묘지까지 추가되어 무덤만 약 33만기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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