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던 선교사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당시 선교사역을 감당하던 선교사들이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잘 연합하던 모임이었는데 어느 날 사소한 문제로 다툼이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점점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급기야는 그 모임이 해체될 지경이 되었습니다. 선교사들이 모여 서로 교제하며 동아프리카 선교사역을 위해 기도하고 연합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선교 대상이었던 원주민들이 이같은 사실을 알고 선교사를 찾아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당신의 말을 듣지 않겠습니다. 당신의 나라로 돌아가십시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을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던 그 선교사는 자신이 선교하고 있었던 원주민의 지도자에게 그 이유를 물었습니다. 그때 원주민 리더는 이렇게 설명했다고 합니다.

“당신들은 늘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분은 사랑이며 그분은 우리의 모든 죄를 용서해주신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그 말을 하는 당신들은 사랑도 하지 않는 것 같고, 또한 용서도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린 최소한 그런 거짓말은 하지 않으니 당신들이 더 이상 필요 없습니다.” 

이같은 말을 듣게 된 그 선교사는 원주민들 앞에서 자신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곧장 무릎을 꿇고 그 원주민 리더 앞에서 사과하며 다른 선교사들을 찾아가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고 ‘하나 된 모습’을 보여 드렸다고 합니다.

그렇습니다. 효율적인 선교의 열매는 서로 연합하고 한 마음 한뜻 될 때 일어나는 법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하나 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주 안에서 갇힌 내가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가 부르심을 받은 일에 합당하게 행하여 모든 겸손과 온유로 하고 오래 참음으로 사랑 가운데서 서로 용납하고 평안의 매는 줄로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라 몸이 하나요 성령도 한 분이시니 이와 같이 너희가 부르심의 한 소망 안에서 부르심을 받았느니라.”(엡4:1-4)

온 가족이 싸우지 않고 하나가 되고, 온 교회 성도들이 다투지 않고 마음과 뜻을 합하며 하나가 되고, 온 회사 노사가 분쟁하지 않고 건전한 대화로 타협하며 온전히 하나가 되고, 온 나라가 계층·지역·이념적으로 갈등하지 않고 온전히 하나 될 때 행복한 가정이 될 수 있고, 행복한 교회가 될 수 있고, 행복한 직장이 될 수 있으며, 행복한 나라 행복한 국민, 점점 더 잘되는 선진조국이 되는 법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에 가면 레드우드 국립공원이 있는데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크고 장엄한 나무인 레드우드(coastal redwood·미국삼나무)가 멋진 숲을 이루면서 공원을 뒤덮고 있습니다.

레드우드 국립공원에 서 있는 삼나무가 장성한 모습으로 자란 것이 약 400년 정도 걸렸고 수령이 긴 것은 약 2000년이 넘는 나무도 있다고 합니다. 삼나무 숲의 평균 높이는 91m로 약 35층 건물의 높이만 하고 직경은 약 6m 정도 되는 거목들로 가득 차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거대한 몸집을 지탱하려면 그 뿌리도 아주 깊고 단단할 것 같지만 특이하게도 이 삼나무의 뿌리는 1.5~1.8m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삼나무는 채 2m가 되지 않는 뿌리를 아래로 내리는 대신 옆으로 뻗어서 옆에 있는 다른 나무의 뿌리를 서로 붙잡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서로 맞잡은 뿌리들은 서로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주고 지표면의 습기를 최대한 많이 흡수하기에 최적의 조건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삼나무는 한 그루만 서 있는 경우보다 군집을 이루어 성장함이 더 멋지게 자란다고 합니다. 게다가 뒤엉킨 뿌리로 함께 성장한 나무들은 폭풍이 와도 쉽게 뽑히지 않고 저항하고 서로서로 지지해주며 자란다고 합니다.

서로서로 돕는 연합의 지혜를 통해 모두가 더 높이 성장하기 위해서 '내'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힘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힘들다!, 어렵다!, 포기하고 싶다!'고 말하는 젊은이와 이웃들이 많은 시대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의 근로 현장엔 코로나19 엔데믹 시대로 인해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힘겨워하는 이웃이 너무나 많습니다. 함께 손에 손잡고 굳건하게 버틴 삼나무처럼 온 교회 성도들과 국민이 함께 연합하고 협력한다면 그 어떤 어려움과 시련도 다 극복할 수 있을 줄 믿습니다.

군중들의 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제3의 법칙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오가는 네거리에 실험 참가자 한 사람을 투입하여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도록 했습니다. 오가는 사람 가운데 그 누구도 관심을 두지 않았습니다. 얼마 후 또 한 사람을 더 투입하여 같은 방향의 하늘을 바라보게 했습니다. 다수의 사람은 그냥 지나쳤고, 한두 사람이 힐긋힐긋 바라보곤 했습니다.

얼마 후 또 한 사람을 투입하여 세 사람이 같은 방향의 하늘을 바라보게 하였습니다. 그 결과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오가는 사람 대부분이 걸음을 멈추고 세 사람 곁에 서서 “뭐가 보인다는 거야?” 하며 세 사람과 같은 방향의 하늘을 쳐다보는 변곡점(tipping point)이 생겼다는 것입니다.

구약성경 전도서4:12에 보면 “한 사람이면 패하겠거니와 두 사람이면 맞설 수 있나니 세 겹 줄은 쉽게 끊어지지 아니하느니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보다는 많은 사람이 함께할 때 놀라운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법입니다. 많은 사람이 함께할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법입니다.

고대 로마 카타콤 벽에 적힌 글 가운데 보면 “우리는 서로 사랑함으로 천국이 무엇인지를 경험한다”고 하는 글이 있습니다. 우리가 손에 손잡고 서로 사랑하면서 푸른 꿈을 향하여 힘차게 도약하는 성하의 계절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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