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FPSO 건조 난관, 관세법 자항선 이용 공법 적용
안전 확보·수십억원 비용 절감…민관협업 모범사례로 주목
한화오션(대표이사 권혁웅 부회장)과 경남남부세관(세관장 손영환)이 민관협업을 통해 국내 조선업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한화오션은 세계 최대 길이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Floating Production Storage and Off-loading)를 경남남부세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브라질 국영기업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社로부터 수주한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는 길이·폭·높이가 각각 약 345m·60m·34m에 달하는 세계 최대 크기의 FPSO다. 하루 약 18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저장용량은 약 200만 배럴에 달한다.
그동안 이런 대형 구조물을 건조하려면 해상크레인으로 블록을 도크까지 이동시켜 탑재해 왔다. 이번에 건조하는 FPSO는 블록 1개의 무게만도 7000톤가량이다.
거제시 인구 절반(성인 평균 60㎏ 기준)의 무게에 달하는 거대한 블록을 이동하기 위해서는 해상크레인 2대를 병렬로 연결해야 하고, 인양을 위해 수십억원 규모의 일회성 전용 장비를 제작해야 하는 등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을 수행해야 했다.
하지만 한화오션은 경남남부세관에 협조를 구해 외국에서 블록을 싣고 오는 전용선박인 자항선을 이용하는 것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대형 블록을 자항선에 싣고 이동해 도크에 탑재하는 공법을 적용한 것이다.
관세법에 따르면 ‘국제 무역선 자항선은 국내항에서 내국물품인 블록을 적재·수송할 수 없다’는 금지조항이 있다.
그러나 경남남부세관은 ‘세관장의 허가를 받으면 내국물품을 국제무역선에 적재할 수 있다’는 예외조항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항내 정박장소 이동신고’ 제도를 활용해 옥포항내의 해상을 통해 블록을 적재·수송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했다.
이에 한화오션은 초대형 블록 운송시 작업 안정성을 확보했고, 70억원에 달하는 탑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경남남부세관의 적극적인 지원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부유식 원유·가스생산설비(FPU:Floating Production Unit)를 먼 바다에 나가서 진수할 수 있도록 협조했다. 한화오션과 경남남부세관의 민관협업은 모범사례로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세관의 적극 행정지원에 감사하다”며 “지속적인 민관협업을 통해 K-조선이 글로벌 리더의 자리를 굳게 지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