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지역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유적 및 유물. @최대윤
거제지역에서 출토된 고려시대 유적 및 유물. @최대윤

거제에 남아 있는 고려시대 흔적은 거제고군현치소지, 둔덕기성, 옥산성, 오량석조여래좌상, 하청북사 등이 있다.

이중 오량석조여래좌상과 부곡북사종(部曲北寺鐘·일명 하청북사동종)은 융성했던 고려시대 불교문화가 거제지역까지 뿌리 내렸음을 알 수 있는 흔적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부곡북사종은 현재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 좌하현 혜일(惠日寺)에 일본 중요 문화재로 관리되고 있다. 

일본 좌가현(佐賀縣) 당진시(唐津市) 대자종정(大字鐘町) 또는 동송포군(東松浦郡) 경정(鏡町)에 있는 이 종은 고려 현종(顯宗) 17년(1026)에 만들어져 고종 19년(1232)에 왜구에 의해 약탈당했다. 

이는 부곡북사종의 새겨진 명문을 통해 알 수 있는데 종의 몸통 뒤편 당좌(撞座-종을 치는 당목이 직접 접촉되는 부분)와 좌측면의 비천상과의 사이 위패형 명문곽에는 '太平六年丙寅九月日河淸部曲北寺鍮鍾壹軀入 重百二十一斤 棟梁僧談曰'(태평 6년 병인 9월 하청부곡북사 유종일구입 중 121근 동량승담일)'이라고 새겨져 있다.

명문 내용을 풀이하면 태평 6년은 요나라의 연호로 1026년, 즉 고려 현종 17년 9월에 하청 북사의 종을 만들어 달았다는 내용이다.

부곡북사종에는 공민왕 7년(1374) 일본에서 따로 새긴 추기(追記)도 있는데 이는 북사동종이 왜구가 약탈한 문화재임을 증명하고 있다. 

추기에는 고종 19년(1232) 사가현(佐賀縣) 당진시(唐津市)에 있었던 비전종사(肥前鍾社)의 사람이 고려에 건너와서 많은 진기한 보물을 훔쳐 돌아갔는데, 가마쿠라 바꾸후(鎌倉幕府)에서 그를 체포하고 보물들은 압수했다고 기록돼 있다. 부곡북사종은 높이 72㎝(종 머리 포함), 종신 51.8㎝, 종의 지름 44.5㎝에 무게 72㎏ 정도로 알려졌다.

거제시지에 따르면 1970년대 일본 측에선 러일전쟁 영웅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平八郞)의 승전비와 일본 좌하현 혜월사에 소장된 하청북사동종을 교환 하자는 제안이 있었지만, 여론 등의 반대로 무산됐다.

 

★ 한국사 산책 = 고려의 불교

고려는 초기부터 국가가 불교를 지원했다. 태조 왕건은 훈요 10조에서 불교를 숭상하고 불교행사(연등회와 팔관회) 개최를 당부하기도 했다. 광종은 승과 제도를 실시해 승려의 지위를 보장했으며 국사와 왕사 제도를 통해 불교의 권위를 세우고 사찰에 토지를 지급하고 승려는 면역의 혜택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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