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지난 세월 돌아보면 우리는 부부(夫婦)가 돼 가정을 이룰 때에 어떻게 부부로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교육을 받지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저 나이가 차면 장가가고 시집가야 한다는 생각이었고 그리고 서로가 좋은 사람 만나야 할텐데 하는 그러한 생각의 수준이었던 것 같다.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이뤄야 하는 것은 알지만 진작 남남이 만나 부부로서 조화롭게 사는 방법에 대해 전혀 대비를 하지 못한 것이었다. 

마치 아이들이 냉장고문을 열면 항상 음료나 간식들이 저장돼 있어 원하는 대로 먹고 마실 수 있는 것 같이 결혼을 하고 나면 그냥 행복한 생활이 저절로 되는 줄 알았다. 가족중 누군가가 냉장고에 무엇이든 채워 넣었을 때 필요에 따라 원하는 물건을 얻을 수 있듯, 부부의 생활에도 여러 가지 배려와 헌신·인내와 사랑의 요소들을 채워 넣어야 하는 이치를 잘 모른 채 부부의 삶을 살아가니 남편과 아내로서의 부부생활과 당면한 가정의 자녀들을 양육하는 문제에 많은 시행착오와 예상하지 못했던 힘겨운 일들을 경험하며 긴 시간학습을 통해 부부의 가치를 소중히 얻게 됐다.  

부부란 남편과 아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부부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부가 서로 사랑하며 부부로 사는 하루하루를 귀하게 여기며 행복하게 사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뒤늦게 체험으로 깨닫게 되었다. 그러므로 부부가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사전학습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시대가 변해 요즘은 부부예비학교, 신혼부부학교, 행복한 부부학교 등 이러한 프로그램을 통해서 배우자에 대한 이해와 서로의 대화법을 통해 서로 인정해 주는 방법과 부부관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며 부부의 사랑을 회복하고 증진 시킬 수 있는 감동스런 교육현장이 많이 생겨 그나마 참 다행한 일이라 생각한다.

해마다 오월에 부부의 날(Couple's Day)을 맞이한다. 5월21일이다. 여성가족부 주관으로 건전한 가족문화의 정착과 가족해체 예방을 위한 행사를 개최하는 대한민국의 기념일이다. 

2003년 12월18일 민간단체인 부부의날위원회가 제출한 '부부의날 국가 기념일 제정을 위한 청원'이 국회 본회의에서 결의되면서 2007년에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가정의달인 '5월에 둘(2)이 하나(1)가 된다'는 뜻이 들어있다. 제정 목적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데 있다. 다시 말해 부부의 날은 핵가족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법정기념일이다.

소중한 만남의 부부는 항상 서로 마주보는 거울과 같단다. 내가 웃고 있으면 상대방도 웃고 있고 내가 울고 있으면 상대방도 울고 있는 모습이 나의 또 다른 얼굴이기에 거울과 같은 것이라 표현한다. 부부의 도(道)를 지키고(夫婦有別) 평생을 반려자로 살아가야 하지만 부부는 무촌이라고 한다. 한 몸을 이뤄 너무 가까워 촌수로 헤아릴 수 없어서 그렇다지만 반대로 돌아서면 남이 되니 촌수가 없다고 한다. 촌수와 상관없이 짧은 세월 모진 풍파를 이겨내며 함께 헤치고 살다가 어느 날 부부 중 먼저 세상을 떠날 수 있는 부부는 지구상에 80억분의1 가운데 만난 둘도 없는 소중한 한 사람이기에 가장 귀하게 여겨야 한다. 

새는 두 날개가 서로 같은 방향으로 균형을 이루며 날개짓을 하기 때문에 날 수 있다. 한 쪽 날개가 다른 한쪽 날개를 이해하며 보조를 맞춰 나란히 날개짓을 하는 새의 모습을 떠올리면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은가!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는 우리, 서로 비상할 수 있도록 보조를 맞추며 세상을 향해 날아오르는 새가 돼야 한다. 혼자서 마음대로 날개 짓하다 결국에는 추락하고야 마는 어리석음을 버려야 한다. 21일은 둘이 하나 되는 부부(夫婦)의 날이다. 부부(夫婦)는 그 날개 위에 자녀들을 태우고 창공을 나는 두 날개이다. 튼튼한 두 날개로 맞바람을 타고 날아오르는 모습이 우리네 가정의 모습이어야 한다. 5월의 중순! 둘이 하나 되는 아름다움으로 부부의 소중한 의미를 잊지 말고 기억하라는 진솔한 마음을 표현해 본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