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많은 분들이 하소연한다. 구호처럼 들려오는 소리가 '월급 빼고 다 오른다'는 것이다. 갑자기 치솟는 물가로 힘겨워하는 서민들의 탄식 소리는 아픔으로 느껴진다. 높은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는 요인으로 에너지·식료품 가격·수요자 측 물가 상승압력·공급 병목현상·임금 상승압력·주거비와 유동성 등 여러 요인이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은 원유·천연가스 등 원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가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며칠 전 방한했던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기타 고피나트(Gita Gopinath)는 한국은 경제 기초여건이 탄탄하고 통화재정정책도 잘 뒷받침되고 있으며, 외환 보유고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25% 수준으로 두텁다며 악재가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는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그나마 세계 경제 흐름을 주시하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평가한 내용이어서 참 다행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새해가 되었지만 지난 2022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는 고금리와 경제 침체는 멈추지 않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물가안정 대책을 바라는 국민의 바람은 장바구니 물가부터 잡아달라는 것이다. 그만큼 먹거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식료품값이 크게 오른 상태에서 추운 겨울에 전기료와 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가격까지 오르면서 서민 취약계층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는 것이다. 소득이 낮을수록 해당 항목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어려운 세월을 헤치고 살아왔지만 우리는 이럴 때 더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애를 써보아도, 아무리 내가 잘한다 해도, 나를 힘들게 하는 요소들이 여기저기 널려 있을 때, 그리고 누구의 도움조차 받을 수 없는 상황일 때, 더 나아가 우리를 힘들게 하는 문제가 구조적으로 변화되기가 어렵다고 생각될 때, 우리의 에너지는 제로가 되다 못해 마이너스가 된다. 

사람은 꿈과 희망을 먹고 사는 것이다. 지금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앞으로 나아지고 달라지고 좋아진다는 확신만 있다면 얼마든지 견디고 기쁘게 참을 수 있다. 문제가 크고 많아서 죽고 싶은 것이 아니라 문제속에 희망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사방이 가로막혀 힘든 것이 아니라 가로막힌 사방으로 인해 낙심이 되기 때문에 힘겨운 것이다. 상황과 현실이 최악이기 때문에 고통스런 것이 아니라 최악의 상황 속에서 도무지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낙심만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죽고 싶은 상황에서도 살고, 막혀 있어도 길이 있다는 것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을 절망'이라 했다. 절망은 우리를 사망에 이르게 한다. 

그러나 희망은 우리를 생명으로 이끌어준다.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살도록 창조돼 있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있는 두려움·불안·초조·염려들은 만인의 적이다. 그래서 성경은 선지자의 입을 통해 이런 말씀을 강조한다. 

예례미야 29장 11절 말씀을 보면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을 내가 아나니 평안이요 재앙이 아니니라 너희에게 미래와 희망을 주는 것이니라." 이사야 41장 10절에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 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뜻대로 되지 않아 의기소침해지고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가장 소중한 도움은 깊은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누군가의 격려다. 그 격려는 사람의 암울한 정신에 깊은 용기를 던져주고 오랜 세월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주는 기둥이 되어준다. 

격려란 아주 작은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다. 격려는 우리를 따뜻하게 해주는 손길이며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작은 선물이 될 것이다. 터널 속에서는 하늘을 볼 수 없지만 터널을 지나고 나면 하늘이 다시 보이듯 당신이 터널을 지날 때 밝은 하늘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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