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민귀식 밀양교회 목사

"시간은 한정돼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지 마십시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슴과 영감을 따르는 용기있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매킨토시 개인용 컴퓨터와 애플 아이폰 등을 통해 혁신적인 기술과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었던 스티븐 잡스한 말입니다. 

영화 '빠삐용'은 앙리 샤리에르(1906-1973)가 쓴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해서 만든 영화입니다. 특히 스티브 맥퀸과 더스틴 호프만이 주연을 맡아 더욱 인상적인 영화였습니다. 

1931년 10월16일 앙리 샤리에르 몽마르트르에서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됩니다. 그는 범죄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11년의 중노동형을 언도했습니다. 프랑스 캉에 있는 볼리외 교도소를 거쳐 1933년 남아메리카에 위치한 생로랑 드 마로니 교도소로 이송됩니다. 당시 그의 나이 26세였습니다.

1933년 11월28일 샤리에르는 첫 번째 탈옥을 시도합니다. 죄수 앙드레 마뜨렛뜨·요한 끌루지오와 함께 시도한 탈주극이었습니다. 이들은 카옌수용소의 병원 담을 넘어 나환자 수용소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보트를 구해 바다로 나가게 되지만 콜롬비아 북부 해안마을 리오아차에 도착 후 산타마르타에서 체포됩니다. 

샤리에르는 또다시 탈출했고 '라 과지라'라는 인디오 마을에서 인디오로 위장한 채 몇 달을 지내다가 그 마을에 묵고 있던 수녀원의 원장의 밀고로 다시금 독방에 감금됩니다. 샤리에르는 11년 동안 여덟 차례에 걸쳐 탈옥기회를 노렸지만 번번이 탈옥에 실패한 그에게 돌아온 것은 간수들의 폭행뿐이었습니다. 

1941년 샤리에르는 앙드레 마뜨렛뜨와 함께 디아블로 섬(악마섬)을 탈출해 영국령 조지타운을 거쳐 베네수엘라에 정착하게 되고 시민권을 얻는데 성공합니다. 

1945년 자유인이 된 샤리에르는 베네수엘라 여인 리타와 결혼했으며 카라카스와 마라카이보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합니다.

그러다 나중에 프랑스로 돌아와 1969년 자전소설을 발표하게 됩니다. 자신의 수형생활과 탈옥 과정을 그린 자전소설 '빠삐용'은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살인죄 누명을 쓰고 악명 높은 수용소에 갇혔던 빠삐용. 그는 사람이 살 수 없는 처참한 감옥에서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다가 자신의 누명을 밝히고자 끊임없는 탈출을 시도합니다.

그러나 탈옥은 쉽지 않았고 연이어 실패하면서 햇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징벌방에서 어느 날 꿈을 꾸게 됩니다. 꿈속에서 재판관은 자신을 '중한 죄인'으로 정죄했고 그는 억울한 누명을 쓴 것이지 죄가 없다며 항변했습니다. 

그때 재판관이 이런 말을 합니다. "당신이 주장하는 범죄사건이 무죄라고 하더라도 당신의 인생을 허비한 것은 유죄야." 빠삐용은 더이상 반박을 하지 못하고 할 말을 잃고 이렇게 읊조립니다. "유죄다…유죄야."

인생을 낭비한다는 말은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내게 주어진 시간과 환경속에서 열심히 일을 하지 않는 삶을 의미하며,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삶을 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우리에게는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24시간을 어떤 사람은 잘 관리·운용해 30시간처럼 극대화시켜 쓰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시간을 낭비하고 무계획적으로 활용함으로 하루를 20시간처럼 비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같은 삶의 모습을 예견하신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해 말씀하시길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엡5:15-16)"고 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 매일의 시간을 지혜롭게 잘 선용할 것을 강조하는 말씀이요, '세월을 아끼라'는 말씀은 내게 주어진 매일의 시간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특별한 시간으로 창조적인 시간으로 만들어 내 인생의 기억속에 늘 행복의 꽃을 피우는 시간이 되도록 만들라는 말씀입니다. 

이 가을 날, 저와 여러분은 주어진 세월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을 돌아보며 인생의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옷을 입으며 아름다운 인생을 살아가는 복된 인생이 돼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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