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프 클림트(1862~1918·오스트리아)
LITZLBERG ON ATTERSEE(oil on canvas·110x110㎝.1915)
짤즈부르그 현대미술관 루페티눔(1902·짤즈부르그)

색의 조각을 맞추듯 마치 모자이크와 같은 느낌의 풍경화를 그린 구스타프 클림트는 대표작 키스(1908)·생명나무(1909)·유디트 등이다.

이와 같은 장식적이면서 인간의 욕망과 본능을 묘사한 에로티시즘의 작가로 알려졌지만, 그가 남긴 작품 220점 중 25%가 풍경화다.

작품들은 하나같이 색채감과 세심한 붓 터치로 독특한 공간 구성을 보여주고 있어 그는 오히려 뛰어난 풍경 화가로 재평가돼야 한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의 풍경화는 생애의 마지막 10년 사이에 열정적으로 많이 제작됐으며 주로 오스트리아 북부의 아터제 호숫가의 풍경을 담고 있다. 대부분의 천재 작가들이 그랬듯이 작업에 관해 까다로운 일면이 있었던 클림트는 특히나 작업 중 방해받는 것을 싫어해 해마다 여름이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아름다운 풍경화를 그렸다.

번잡한 도시 빈에서 세상사의 간섭으로 지친 자신을 달래듯 그림은 평온한 분위기가 잘 표현돼 있으며 밝고 화사하며 긍정의 에너지로 인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마음의 고요와 안정감을 느끼게 한다.

그의 풍경화는 원근법이나 인상파 화가들이 중요시했던 빛의 방향보다는 특유의 관조와 정적이 화면을 지배하고 있어 공간의 깊이가 더욱 느껴지며, 그 시대 대부분의 화가들처럼 풍경에 인물을 그려 넣지도 않아 오롯이 꽃과 나무, 산과 물 등 자연의 기본에 집중해 진중하면서도 순수한 자연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게 했다.

‘아터제 호수의 릿츨베르크’는 클림트 풍의 풍경화, 말하자면 모자이크 양식이라고 생각되는 작품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그림이다.

작은 붓질이 모여 큰 구성을 이뤘으며 붓끝이 만드는 조각의 색 점은 리듬을 타듯이 부드럽게 흘러 원래 그렇게 존재했던 것처럼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이렇게 탄생한 호수의 수면에는 반짝임이 있고 정숙하게 자리한 집들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모습은 영원의 시간 속으로 향하는 듯하다.

클림트에게는 평생의 소울메이트인 에밀리 플뢰게라는 여인이 있었다. 29살의 클림트와 17살의 에밀리는 클림트의 동생과 에밀리의 언니가 결혼하던 해에 처음 만났다.

오랜 세월 서로가 정신적인 사랑을 나눴으며 그녀는 클림트가 가장 신뢰하고 의지하는 여인이었다. 그의 풍경화가 탄생하는 그 여름의 정원에는 항상 플뢰게가 함께 했다.

아름다운 것은 드러나지 않는 그 무엇에 의해 탄생하고 이 그림의 아름다움은 클림트의 열정과 플뢰게의 고요한 숨결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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