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는 tvN에서 방송중인 예능 프로그램이다. 유명 연예인들이 시골집에 모여 하루 세끼 밥을 직접 해먹는다는 것이 콘셉트다. 뭐 특별한 이벤트도 없이 그냥 평범하고 잔잔한 일상인데도 흥미롭다.

집에서 한 끼도 밥을 먹지 않는 남편은 무식이, 한 끼만 먹으면 일식이, 두 끼는 두식이, 세끼를 다 챙겨 먹으면 '삼식이 새끼'라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농담속에는 퇴임 후의 남성들의 비애가 담겨져 있다.

엊그제 발표를 보면 국민 1인당 하루 쌀 소비량은 155.8g으로 하루 종일 밥 한 공기(200g)도 안 먹는단다. 옛날에는 못살아서 못 먹었지만 요즘은 잘 사는 사람이 밥을 굶는 세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시세끼'라는 말은 이미 관용어가 돼버렸다.

아침과 저녁이 우리말이듯 점심도 우리말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 점심은 한자어 '點心'이다. 본래 이 말은 불교용어로 선승이 수행 중에 시장기를 메우기 위해 마음에 점을 찍듯 아주 간단하게 먹는 식사를 말한다. 비슷한 말로 '중식'은 일본말이다.

'끼니'는 하루 세 번 일정한 시간에 먹는 밥을 말한다. 현대인에게는 하루 세 끼라는 말이 익숙하지만 그게 과거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조선시대 일반사람들은 하루 두 끼만 먹었다. 점심은 없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식사 횟수는 다양했다. 부잣집에서는 아침 식사 전에 먹는 조반(早飯)이라는 이른밥도 있었다. 겨울은 해가 짧아서 저녁을 먹고 아침밥을 먹기까지 시간이 길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그 자리에서 먹는 죽 따위의 간단한 식사를 말한다. 우리말로는 '자릿조반'이다.

농부들도 활동량이 많은 농번기에는 간단한 요기로 점심을 먹었다. 해가 긴 춘분에서 추분까지는 부실하지만 세끼를 먹고, 겨울 농한기에는 두 끼만 먹었다. 기본적으로 평민들은 보통 2끼를, 왕족이나 양반들은 삼시세끼 챙겨먹고 야참에 자릿조반까지 5끼를 먹었다. 그러던 것이 삼시세끼로 일상화된 것은 불과 20세기 후반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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