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네스파크 허옥희 대표
시민과 꾸미는 야외 콘서트, 프리마켓도 계획

아그네스파크 허옥희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허옥희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세계 곳곳을 둘러봐도 거제도만큼 살기 좋은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온화한 기후에 바다와 산으로 사방을 둘렀지만 답답하지 않고, 특히 저희 부부에게 제2의 인생을 살게 해주고 산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 것을 깨닫게 해준 고마운 곳입니다."

국내 원양업계 최초 여성 경영자로 더 유명한 거제 아그네스파크 허옥희(77) 대표는 서울에서 줄곧 생활했었고, 거제도는 1975년 남편이 경영했던 수산물 가공공장 때문에 인연을 맺었다고 했다.

남편 박희웅 회장은 원양업계를 이끌던 1세대 기업인으로 포클랜드 오징어 시장 개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수산업 이외에도 제지업과 종이컵을 제작하는 기계 수출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건강을 돌보지 않고 일에만 몰두하던 남편이 2000년 뇌출혈로 쓰러졌고, 허 대표는 어쩔 수 없이 원양업계 최초의 여성 경영자란 수식어를 달게 됐다.

이후 20년 동안 남자도 힘든 수산업체를 특유의 강단과 능력으로 슬기롭게 이어나갔고 사업이 안정화되자 남편의 건강을 되찾기 위해 2년 전 거제도로 거처를 옮겼다.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원양어업 최초의 여성 기업인

크고 작은 어선들이 오가는 견내량 바닷가. 바라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이곳이 세 사람의 거장을 만나면서 지금의 아그네스파크로 탈바꿈했다.

처음에는 이곳 견내량이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의 주요 전쟁터인 것을 알고 아이들을 위한 역사교육 체험장으로 계획했다. 그러나 세계적인 건축가와 설치미술가, 그리고 생태조경 전문가의 손길을 거치면서 국내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아트 스테이가 만들어졌다.

왜 여기에 엄청난 돈을 쏟아부었는지 궁금하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그냥 좋아서'라며 살며시 미소 짓는다.

허 대표는 "돈은 필요로 하는 곳에 제대로 쓰일 때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돈을 벌 목적이라면 이 사업은 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누군가 굳이 왜 이 사업을 시작했냐고 묻는다면 나와 남편에게 두번째 인생을 살게해준 거제에 보답하는 의미로 거제도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라고 답하고 싶다고 했다.

아그네스파크 허옥희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허옥희 대표.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두 번째 이유는 "와서 거닐고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느껴지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 거제의 새로운 문화 예술복합 관광지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마지막 소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이곳에는 미술관과 도서관을 갖춘 카페, 파도 소리를 들으며 관람할 수 있는 파도 스테이지와 설치미술가 최정화 선생이 아트디렉트를 맡아 1만2000평의 땅과 갯벌을 현대미술로 가득 채워놓았다고 설명했다.

또 문형석 건축가가 낡은 수산물 가공공장을 리노베이션을 통해 건물을 가로로 연결 3층의 흰색 건물에는 수영장과 카페, 그 옆 검은색 건물은 미술관과 전시관을 또 한쪽에는 종이컵을 형상화한 숙박시설 6개 동과 수산업을 상징하는 그물 모양이 건물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여기에 사시사철 눈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150종의 야생화가 즐비하고 이 또한 야생화 전문가 '더 가든'의 김봉환(김봉찬)대표가 직접 조경을 담당했다고 덧붙였다.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거제 대표 문화예술 복합 공간

지난해 10월 임시 개장 이후 2만명 이상이 이곳을 다녀갔다. 그동안 야외 음악 콘서트, 아이들을 위한 할로윈 축제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선보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올 6월부터는 더 많은 관람객이 즐기고 느낄 수 있도록 유료 입장료를 없애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아울러 문화예술 복합 공간을 예비 신부들을 위한 야외 웨딩 장소로 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 농어민들이 생산한 농수산물을 가지고 와서 판매하는 프리마켓과 유치원 아이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는 것에 착안, 미술을 주제로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아이들의 감성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허옥희 대표는 "700리 해안선을 따라 아름다운 구릉이 이어지는 거제도의 경이로운 자연환경에 사람들이 힐링을 느끼고 이곳에도 독특한 문화예술이 있음을 알리는 문화전도사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켜봐 달라"고 피력했다.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아그네스파크. /사진= 강래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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