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장목중학교 교장
박상욱 장목중학교 교장

청소년의 학교폭력은 심각한 사회문제이자 전 세계적인 청소년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학교폭력으로 인해 자살사건까지 발생하는 것처럼, 학교폭력의 특징은 내용과 방법이 매우 다양하고 잔인하며 생명을 앗아갈 정도로 흉폭한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학교폭력의 주체도 고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이동 중이며 초등학교까지 저연령화 되는 등 매우 우려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학교폭력의 범위는 학교 안의 울타리를 벗어나 학교 외의 장소까지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학교폭력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인지하면서, 실효성있는 학교폭력의 예방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

왜 '청소년 폭력(범죄)'이 아닌 '학교폭력'인지 살펴보자. 학교폭력은 학교에서 일어난 폭력이라는 규범적인 서술일 경우 '학교'라는 단어를 두 가지 의미로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학교를 물리적 '장소'로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를 특정한 인간관계와 권력관계가 이뤄지는 '심리적인 공간', 즉 끊임없이 사건이 발생하는 '장'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다.

학교의 의미를 후자의 경우로 살펴볼 때, 학교폭력의 개념은 학교에서 맺어진 인간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폭력으로 재개념화 할 수 있다.

즉, 이러한 의미 속의 학교폭력은 학교 안의 인간관계가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함을 파악할 수 있다. 현재는 학교폭력을 학생간 폭력으로 좁히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교사·학부모·학생 등 학교에서 맺어지는 모든 인간관계가 학교폭력으로 포함되고, 그렇게 됐을 때 학교폭력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이처럼 학교라는 '장'을 구조적으로 바라보지 않을 때, 날로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문제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 대책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쏟아 붓는 모든 노력은 한계와 실패를 반복하는 경험으로 소모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기존의 학교폭력에 대한 접근은 개인적 일탈 행위로 이해하고, 개인 중심으로 원인과 결과를 연구해 효과적인 예방과 해결 중심으로 접근해왔다.

하지만 당사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개별적 접근만으로는 학교폭력 예방과 대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이에 학교폭력을 개인적 일탈이 아닌 공동체에 가해지는 위기로 인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학교폭력을 개인과 함께 공동체 위기의식으로 접근할 때, 학교폭력에 대한 근본적이고 보편적인 정의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개인과 공동체 위기의식 속에서 살펴본 학교폭력의 접근 방법은 개인의 필요·정서적 욕구·선호에 따라 문제를 판단하고 사회의 정의를 회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이제는 학교폭력에 대한 이해는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갈등 문제를 종합적으로 이해해야만 한다.

학교는 가장 작은 사회의 모습에서 '폭력'에 대한 가치·태도·신념 등에 대한 학교폭력 문화가 수월하게 사회구조적으로 생성·재생산되고 증폭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학교는 초기 사회화 과정이 일어나는 곳이다. 동료집단과 교사에게 전수되는 태도와 행동 방식들이 수월하게 답습될 수 있는 공간이다. 어떠한 경우라도 학교에서는 폭력을 허용하고 승인하는 방식을 용인하면 안된다.

폭력하위문화이론(subculture of violence) 관점에서도 어떠한 폭력도 용인될 수 없는 학교폭력문화를 수용하는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고, 폭력이 형성되지 않는 학교의 사회구조가 필요하다.

학교폭력문화 현상이 사회의 일부분 문제가 아니라 모든 사회구성원이 공유해야 할 것이며, 어느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학교를 포함한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함께 철저히 근절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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