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욱 장목중학교 교장
박상욱 장목중학교 교장

지난해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속도감있게 제도화 한 ‘중학교 광역학구제’ 시행 덕분에 동 지역에서 면 지역 작은학교로 진학하는 학생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 제도의 근본 취지는 과대·과밀학교 문제 해소와 작은 학교 활성화에 있다. 기본 원리는 교육 수요자인 학생·학부모의 학교 선택권 확대에 있다.

장목중학교의 경우 학구 외 22명의 학생·학부모의 선택을 받았다. 지난 2011년 이후 11년만에 2학급 편성이 가능해졌다. 학교 입장에서는 1명의 학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자녀의 교육을 맡긴다는 그 무게감을 분명히 느껴야 한다. 관리자로서 하루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교육 수요자들이 고민하고 선택한 결과에 대하여 학교는 고품질 교육 제공으로 보답해야 한다. 지금부터 더욱더 모든 교직원이 ‘어떠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지?’에 관한 고민과 실행이 선결되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많은 교육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학교는 학생들에게 교과지식 혹은 전문적인 기술 같은 것 이상으로 더 많은 것을 줄 수도 있고, 잃게 만들 수도 있다.

학교는 교과지식이나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들과의 관계, 태도, 보다 넓은 사회적 일원이 되는 배움의 과정 역시 중요하다. 나아가 가시적으로 잘 들어나지는 않겠지만, 학교교육의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개개인의 재능을 지속적으로 성찰하고 발전 가능하게 하는 동기부여 또한 중요하다.

따라서 학교는 학생 개개인이 가진 역량이나 경험, 행복에 끊임없이 관심을 두어야 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고 얼마나 변화되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이를 통한 지속적인 사후관리를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는 학생들이 누릴 수 있는 자원(교수자, 환경, 활동 프로그램)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여 좋은 만남과 교류를 위한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지금 막 중학생이 된 이 시점 학생 스스로 친구와 멘토를 만나기는 힘들다.

이런 만남 교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친구와 멘토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선행하여 구축해 주어야만 한다. 학생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학교생활을 보다 원활하게 이끌어 갈 수 있는 동료와 멘토를 만나서 시간을 함께 보낼 수만 있다면, 이들의 성공적 학교생활과 행복감을 이끌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때 이뤄지는 경험의 좋고 나쁨이 향후 학교생활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이른 시기의 경험들이 이들에게 기회의 문을 열거나 닫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입생들은 좋은 결정을 내리기에 충분한 정보도 없고, 이러한 결정을 내리기에 지혜를 갖추기도 전에 다양한 중요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학생들이 하는 대부분의 선택은 실질적으로 학교에서 제공하는 ‘구조화된 기회’에 의존하게 됨을 인지해야 한다. 따라서 학교는 학교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좋은 만남과 교류를 잘 활용하면서 학생들의 성장을 최대한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무엇보다 스트레스가 없는 신입생 시절의 경험은 정말 중요하다.

학교에서는 이른 시기에 신입생에게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학생들이 서로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들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 경로를 통하여 학생들은 사교활동이나 비교과활동을 하고, 학업에 흥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 프로그램, 실천방안, 교수법들이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는 경우에는 별다른 효과를 야기하지 못한다. 이보다는 누가 누구를 언제 만나느냐가 중요하다. 교육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적절한 사람들이 서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 지적·정의적으로 미성숙한 학생들이 기회주의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것을 간과하면 안되고, 이러한 의식이 고착화되는 것을 예방해야 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기회주의적인 면은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보상인 성적, 성취, 행복 등을 얻으려고 하고, 지엽적이거나 당장에 처한 상황에 따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행위를 일컫는다. 관리자는 이러한 사고를 가진 멘토를 적절히 판단하면서 학생들을 대면할 수 있는 기회를 최소화시켜야 한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기회주의적인 사고의 고착화를 사전에 예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작은학교의 관리자 입장에서 살펴본 성공적인 학교생활의 필수요건은 사람들 간의 관계 형성에 있다고 조심스럽게 판단해 본다. 사람들 간의 관계 형성은 일상에서의 의욕이 촉진되는 등 학교교육에 있어서 소중한 성과 중 하나가 된다고 판단된다. 이 때문에 특정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학생들은 반드시 친구가 있어야 하고, 좋은 교사가 필요하며, 멘토를 통하여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 이에 따라 본교의 교육 방향성은 교육 수요자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 설계와 더불어 사람들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열심히 배우고자 하는 학생들을 다른 역량을 가진 학생들과 우수한 교사들을 가능한 한 빨리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며, 학교 정책이나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할 때도 이를 염두에 두어야만 한다.

결국에는 적절한 사람들을 서로 간에 알맞은 시기에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핵심이다. 학생·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가 어떻게 하면 이 작은학교에서 보다 행복한 학교생활을 통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끊임없이 소통과 고민을 지속적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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