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만끽하라’ 展에서의 윤태리·이동한 작품 '일상으로의 초대'
‘2022 만끽하라’ 展에서의 윤태리·이동한 작품 '일상으로의 초대'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는 그동안 대가 없이 누렸던 평범한 것들에 차츰 그리움을 느끼고 있다.

나 역시 개인적으로는 주말 오후의 한가함을 즐기던 동네 까페에서의 커피 한잔, 어릴 적부터 함께한 친구들과 술잔을 나누던 단골 주점의 어둑함과 익숙한 소음 그리고 그들의 낮은 속삭임과 간간히 터지는 웃음소리에서 느끼는 부드러움, 동료들과 떠났던 다소 뻔한 단체 여행이 주는 편안함, 이런 것들이 그립고 관계에 대한 목마름이 느껴진다.

이제 슬슬 체력이 달리고 무언가 혹은 그 어떤 것들로부터 위로를 받고 싶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인간은 정서적으로 허약하며 쉴새 없이 내부를 두드리는 충동으로부터 흔들리거나 쉽게 혼란에 빠질 수 있어 불안정하며 수시로 충전이 필요한 소비적인 존재이다.

예술의 존재 이유는 인간을 허약하게 만드는 이러한 결핍에 기인한다. 공감과 위로가 필요할 때는 정서적 위안을 위해 예술작품을 감상하거나 음악에 마음을 맡기기도 한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예술의 영역을 그러한 고전의 영역에만 가두어 두진 않는다. 소유의 개념에서 본다면 현대인들은 작품의 물리적 가치뿐만 아니라 작가의 창작영역을 공유하거나 직접 참여를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무형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등 완전한 소유를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은 경계를 허물고 예술을 대중화 시키면서 또다른 가치를 형성하게 되어 오히려 예술의 영역을 확장 시켜 팬데믹시대를 주도하는 새로운 물결이 되고 있다.

거제문화예술회관의 ‘2022 만끽하라’ 展에서 만난 작품 ‘일상으로의 초대’는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들의 시선을 잘 대변하고 있다.

예술은 어렵지 않고 일상에 녹아 있다고 보는 작가는 그저 평범한 생활미술인인 이동한과의 협업을 통해 예술은 생활에서 시작하며, 생활속에 녹아든 예술은 소재와 구성에서의 일상성을 통해 예술의 대중적 요소를 보여주고 있다.

생소함을 띄는 작품들이 난무하는 현대미술에서 지극히 평범한 소비제가 마치 설치미술의 한 형태를 오마주 하듯 디스플레이 된 이 작품은 평범한 사물을 통해 늘 그리워하는 것의 실체를 무심히 보여주고 있다. 사람은 변하고 그들의 기억속에 박제된 순간은 영원한 그리움의 서사가 된다.

예술이 생활이 되고 생활이 예술이 되는 시대의 미덕은 작가의 의도 보다 감상자의 감성이 우선이다. 그래서 대중성의 브랜드를 예술의 기치로 삼는 시대이기도 하다. 일상으로 초대되어 즐긴다면 그보다 더 좋을 순 없는 것이 현대미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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