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석진국 거제공증사무소 변호사

사람의 불행은 어디에서 오는가? 바로 생각이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데카르트는 말했는데, 생각 때문에 인간이 발전했지만 오히려 그 생각 때문에 인간은 불행을 자초하기도 한다.  생각은 과거로 갔다가 미래로 가기를 반복한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불안 사이를 서성인다.

나는 내가 사는 거제도 바닷가 작은 마을에서 닭을 30여마리 키우며 살고 있다. 아니 키운다기 보다는 그냥 같이 산다.

그런데 저 닭들은 저렇게 아무 불안도 후회도 없이 잘 살아가는 것일까? 그들은 바로 자연과 일체가 돼 무아지경에서 살아가는데 인간들은 지금 이 순간에 살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 사이를 헤매고 있다.

생각이란 인간이 우월적 존재로 문명을 발전시키는데 이바지했다. 과거를 기억하고 이해하고 분석해 올바른 지식을 얻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발달시켰다.

생각이란 이렇게 긍정적인 작용을 함에도 생각의 과잉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과거를 후회하고 상처에 시달리며 쓰라린 기억을 반추한다. 그리고 다가오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지금 현재를 즐기지 못한다.

톨스토이가 물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가장 중요한 때와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바로 지금 이 순간이고, 바로 우리 곁에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그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알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이 세상을 사는 지혜이며 의미라는 간명한 진리를 전한다.

내가 지금 이 순간에 머무르지 못한다면 애써 나를 여기로 데려와야 한다. 지금 좋아하는 차를 마시거나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거나 바둑을 두어 온전히 지금 이 순간으로 나를 데려와야 한다.

그렇게 몰입하면 우리는 최고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은 신과 우주가 또는 삶이 우리에게 허락한 최고의 선물이다.

고아들의 어머니 테레사 수녀는 말했다. '어떤 위대한 일을 우리는 할 수 없다. 다만 위대한 사랑을 갖고 지금 이 순간 작은 일을 할 수 있다.'

정말 맞는 말이요 공감이 간다. '내가 돈을 벌어서 신체가 건강해져서 또는 어떤 권력을 가진 지위에 오른다면 즉 시장이나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되면 좋은 일을 할거야'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 눈 앞에 보이는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해보자.

시골 마을에 돌아다니는 작은 개가 있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지나가는 차에 치여 죽을 위험도 있었다. 이놈을 살살 꼬여서 내 집으로 유인하고 먹을 것을 주고 보살피니 이제는 제법 제집인 양 짖기도 하고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다.

이 작은 일을 함으로써 나는 행복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어제 좀 우락부락한 사람이 공증을 받으러 왔다. 나와 상담하는 중에 그가 기분 나쁜 말을 해서 나도 성질을 좀 냈다.

보내고 나서 참 많이 후회했다. 좀더 여유 있는 마음으로 좋은 말로 포용할 수 있었는데 왜 그랬을까? 이런 후회가 있어서 나는 발전할 수 있다. 생각이 있어서 좋다.

아! 역시 사람이어서 좋다. 사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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