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국 ㈜미래솔루션 대표이사
정형국 ㈜미래솔루션 대표이사

거제의 조선산업은 1970년대 정부의 중화학 정책에서 시작해 불황과 호황을 거듭하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창출의 일등공신으로 국가 경제에도 버팀목이었다.

특히 거제 조선산업은 삼성·대우 양대조선산업으로 인해 전세계 선박 건조량의 24%를 달성하며 세계 1위 조선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러한 성과는 회사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이 있었기 때문에 실현 가능했다.

또 노사가 상생을 위해 서로 화합하는 분위기도 크게 기여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조선산업이 마냥 호황기를 누릴 수 없었던 것은 중국 등 후발주자의 추격과 대외적인 여러가지 악재 때문이며, 엄청난 시련을 겪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럴 때마다 거제시민들 또한 고통을 감수하며 잘 버텨 왔다.

최근 잇따른 수주소식으로 많은 시민들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양사의 수주잔량을 분석해보면 향후 5년간 거제시에는 많은 작업인력이 상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가 상승 등으로 선박은 물론 해양플랜트 시장도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어서 추가 발주가 예상되고 거제의 조선소도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소 경영진들은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사들은 잇따른 수주소식에도 불구하고 분기실적을 적자를 공시하고 있다. 이는 조선업의 주재료인 후판가격의 급격한 인상(100% 인상요구 등)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미 수주해 놓은 선박에까지 영향이 예상돼 운영자금까지 걱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물론 기업마다 위기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 또한 한계가 있으며, 전 세계에 불어닥친 코로나 정국으로 인한 원재료의 공급 차질은 대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은 각종 기자재 공급업체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인근 지역 기자재 납품업체의 경우 원가상승으로 폐업 및 줄도산이 우려되는 실정이다.

또한 원청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자산매각과 강도 높은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지역 한 대형조선소도 매각 문제와 함께 고용불안 등으로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수년째 계속되는 매각 논란은 지역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사실이다. 회복될 것만 같은 조선업의 부활을 쉽게 기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조선소 임직원들은 피나는 원가절감 노력과 생산물량 외주화로 인해 인근 지역으로까지 물량을 반출하는 등 생존을 위한 자구책 마련에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 우리는 모처럼의 수주 호황기를 맞아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시민 모두가 지혜를 모아 최선의 방안을 마련해야 될 것이다. 조선소는 경영진에서 최선의 대책을 세우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보다 현실적으로 접근해 중재하고 협력해야 된다. 아울러 지자체에서는 순식간에 늘어날 상주인력을 수용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시민 모두는 모처럼의 호황기를 맞은 양대조선소 근로자들의 기 살리기 운동에 적극 참여해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았으면 한다. 상생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하며 제2·제3의 도약의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

내년이면 그동안 수주했던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따른 숙련된 인력 보강 등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그렇게 해서 기업·행정·정치권·시민 모두가 코로나 정국 극복과 기업의 생존·발전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거제사랑 하모니를 이뤄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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