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길가에 똥을 누었다. 참새가 지나가면서 더럽다고 구박한다. '나 같이 더러운 똥이 세상에 왜 있냐?'라는 생각이 들자 삶에 희망이 없어진다. 절망 속에 빠진 강아지똥을 포근히 감싸준 것은 민들레였다. 민들레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꼭 필요한 존재임을 알고 기뻐한다. 1969년에 쓴 권정생 작가의 동화 '강아지똥'의 줄거리다.

중국 사천요리 중에 '모기눈알(蚊目)스프'가 있다. 알고 보면 이건 박쥐똥이다. 동굴에 사는 박쥐가 모기를 잡아먹고 싼 똥에서 소화되지 않은 눈알만 모은 것이다. 박쥐똥 한 말로 모기눈알 한 숟가락을 얻는다. 1986년 중국을 방문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가 대접 받은 요리로 알려졌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인 태국산 '블랙 아이보리 커피'는 코끼리 똥이다. 코끼리가 커피콩을 먹은 후 싼 똥을 수거해서 햇빛에 바짝 말려 일일이 수작업으로 커피콩을 골라낸다. 소화되는 과정에서 자연발효가 되었기 때문에 향이 은은하고 부드러운 고급커피로 변신한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루왁커피는 사향고양이의 똥이고, 베트남의 위즐커피는 사향족제비의 똥이다. 세계 최고의 커피들은 똥커피다.

바다의 로또로 불리는 '용연향(龍涎香)'은 수컷 향유고래의 똥이다. 용연은 '용이 흘린 침'을 뜻하고, 영어권에서는 앰버그리스(ambergris)라 부르는 최고급 향로다. 용현향은 중국 궁중 여인들에게는 비아그라였다. 이 묘약을 당시 마카오에 있던 포르투갈 선원이 갖고 있었다. 그래서 생긴 말이 '중국은 용연향 때문에 마카오를 포르투갈에 잃었고, 아편 때문에 홍콩을 영국에 내주었다.'

질이 좋다면 ㎏당 3~4000만원 나가는데, 2016년 오만해협에서 발견한 용연향 80㎏은 우리 돈 3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23일 태국의 한 여인이 바닷가를 걷다가 약 7㎏짜리 용연향을 줍더니, 이달 2일에는 태국의 한 어부가 또 다시 약7㎏ 용연향을 주워 약 3억원씩의 횡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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