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공사와 놀부 동생 흥부
개발공사와 놀부 동생 흥부
  • 백승태기자
  • 승인 2020.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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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태 편집국장
백승태 편집국장

거제시 공공시설을 관리·운영하는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가 계속되는 적자운영으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공사의 적자운영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설관리공단에서 공기업인 공사로 출범한 2012년과 2013년 2년을 빼곤 매년 10억원 안팎의 적자를 보고 있어 체질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와 관련 거제시의회 강병주 의원은 공사가 입장료도 없는 무료시설 운영에 과다한 인건비를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료시설 운영 예산의 과다한 인건비 편중을 해결하기 위해 시설의 민간위탁 등 구조적인 대책을 주문했다.

현재 공사가 관리·운영하는 무료시설은 관광시설팀의 옥포대첩기념공원·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칠천량해전공원·수협효시공원·청소년문화팀의 옥포청소년문화의집·고현청소년문화의집 등 총 6개 시설.

2019년 옥포대첩기념공원의 연간 운영비는 1억3600만원이다. 이중 2명의 인건비가 8590만원으로 63% 이상을 차지한다. 김영삼대통령기록전시관은 연간 운영비 2억8200만원 중 3명의 인건비가 1억9000만원으로 67%가 넘는다. 칠천량해전공원은 1억7400만원 중 2명의 인건비가 1억2460만원으로 71.6%, 수협효시공원은 1억8700만원 중 2명의 인건비가 9900만원으로 53%다. 총 운영비 중 인건비 비중이 53%~71%에 이른다.

수익이 없는 무료시설들임에도 매년 7억7000만원 정도의 운영비가 지속적으로 소요되고 있고, 전체 예산의 64%에 해당되는 4억9800만원이 인건비로 쓰인다. 이를 환산하면 1인당 연평균 5500만원 정도가 인건비로 소요되는 셈이다.

강병주 의원은 매년 적자가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인건비만 과다하게 집행되는 것은 아닌지, 공기업으로서 본질이 유명무실한 것은 아닌지 짚어볼 일이라고 했다. 지속적인 적자로 시민들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는 만큼 무료시설의 경우 민간위탁으로 전환해 공사 자체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공사의 적자운영에 반해 민간위탁을 통해 모범적으로 운영되는 사례로 둔덕면 방하리 소재 '청마기념관'이 꼽힌다.

공사는 수익 창출이 없는 청마기념관을 2018년부터 청마기념사업회에 민간위탁 했고, 청마기념사업회는 전체 운영비 1억2000만원 정도로 3명의 인원이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고 있다.

학예사 등 전문인력을 배치해 방문객에게 기념관을 소개하고 각종 공모사업을 진행하면서 호평을 받는다. 청마기념관을 박물관으로 등록·운영하는 성과도 냈다. 민간자원을 활용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콘텐츠도 선보이는 등 공사가 운영할 때보다 효율적이라는 평이다.

공사는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공기업이다. 현재의 구조로는 공사가 수익을 창출하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 뭔가를 해야만 한다. 시설들의 관리 운영 실태와 경영 수지를 철저하게 점검해 수익이 극히 저조하거나 애매하다고 판단되는 시설들을 민간에 위탁운영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시설관리공단 수준의 관리에만 머물지 말고 적자를 볼 바에야 할 수 있는 부분은 민간위탁으로 넘기고, 공기업 본연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할 때다. 1년 전 공사 신임 사장 취임을 앞두고 칼럼을 통해 공사의 기능과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공사를 두고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공기업이라는 혹평과 함께 '흥부새끼(자식)라는 조롱 섞인 목소리도 있다고 지적했다. 흥부와 그의 자식들 마냥 밥이 없거나 돈이 없으면 놀부에게만 손을 내미는 것을 빗대, 공사와 거제시의 관계를 백번 비꼬아서 하는 우스갯소리(?)였다. 그러면서 공사가 '흥부 새끼'가 아니라 제비가 물어다 준 '대박'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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