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홍 거제바른이치과 원장
이수홍 거제바른이치과 원장

얼마전 '스케일링을 꼭 받아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인터넷 뉴스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 비교적 정확한 내용으로 쓰여진 정보제공성 글이었지만 그 글에 달린 댓글들을 읽고 깜짝 놀랐습니다. '스케일링 절대 받으면 안된다. 치아가 다 무너진다. 부모님이 스케일링을 받고 나서 멀쩡히 쓰던 치아가 다 빠졌다. 치과에서 돈 벌려고 시키는 것이다' 등의 부정적인 내용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처음 든 생각은 치과에 대한 접근성도 많이 개선됐고 여러 기관에서 관련 정보들을 광범위하게 제공한 것도 오랜 기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이런 오해가 많구나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또 치과에 대한 불신의 골이 여전히 크다는 점에서 약간의 자괴감도 들었습니다.

치아 스케일링의 사전적 정의는 치아의 표면에서 접합 상피의 상부에 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시술입니다. 접합 상피란 간단히 잇몸의 분홍색 살 부분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스케일링은 잇몸살 위로 올라온 하얀 치아의 면에 붙어 있는 치석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잇몸 질환이 심해지면 잇몸살 속의 치아면에도 치석이 생기게 되는데 이를 제거하는 술식은 치근활택술·치주소파술 등으로 치주 수술의 범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치석이란 무엇이고, 이를 왜 스케일링으로 제거해야 할까요? 바로 치석이 풍치와 발치를 유발하는 잇몸질환과 충치로 알려진 치아우식증을 일으키는 원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음식물을 먹고난 후 치아를 깨끗이 닦지 못하면 음식물의 미세한 찌꺼기가 치아에 남아있어 세균 덩어리의 막을 형성합니다. 이러한 초기 상태를 치태 혹은 플라크라고 하며 칫솔질에 의해 제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칫솔질이 잘 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세균 덩어리의 막은 타액내 칼슘성분을 흡수해 단단한 돌처럼 굳어 치아와 잇몸사이에 부착하게 되며 이것을 치석이라고 합니다.

치석이 부착하게 되면 잇몸은 검붉은색으로 붓고 피가 잘 나게 되며 탄력이 없어지고 냄새가 나고 심하게 진행되면 치아를 둘러싼 뼈(치조골)가 흡수돼 치아뿌리가 노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치석을 가급적 빨리 제거하는 것이 잇몸 건강유지를 위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초음파 기구를 이용해 스케일링을 하는데 시술 후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불편감은 치석이 많은 사람일수록, 잇몸 염증이 심하게 진행된 사람일수록 더 느끼기 쉽습니다.

가장 흔히 호소하는 불편감은 치아가 시리다는 것입니다. 처음 스케일링을 받은 사람들은 치아가 더 민감해져 차고 더운 것에 시림을 호소합니다. 일시적으로 치아 내의 신경이 자극에 민감해지기 때문인데 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둔감해져 시린 증상이 없어집니다. 정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는 사람은 치석 제거 후 치아 시림을 호소하는 경우가 줄어듭니다.

어떤 사람들은 치석제거 후 치아 사이가 벌어지고, 치아가 흔들린다고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석이 심하게 쌓인 경우 잇몸뼈를 녹여 치아 주변부를 약화시키고 치아는 뼈에 의해서가 아니라 치석에 의해 지탱됩니다. 치석에 의해 지탱되던 치아는 스케일링 후 당연히 흔들리게 되지만 스케일링을 하지 않고 방치하면 결국 뽑아야 할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다른 치과 치료와 마찬가지로 스케일링을 받을 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긴장을 하고 있으며 주위에서 나는 소리에 민감해집니다. 초음파 치석 제거기를 사용할 때 나는 소리를 듣고 치아를 갈아내는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치석 제거는 치아면에 부착된 치석과 착색 물질, 세균에 의해 병든 치아 표면만을 초음파를 이용해 제거하는 것으로 건전한 치아면에는 전혀 손상을 미치지 않습니다. 치석이 붙어 있는 상태에서는 세균의 작용에 의해 오히려 치아면에 손상을 많이 줄 수 있습니다.

만 19세이상부터는 1년에 한 번 의료급여가 적용돼 저렴한 비용으로 스케일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러한 혜택을 최대한 활용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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