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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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길은 거제로 통한다.'

이 얼마나 듣기 좋고, 가슴 벅찬 말인가. 우리는 '길' 하면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All road lead to Rome)라는 말이 언뜻 떠오른다.

이 말은 17세기 프랑스 작가 라퐁텐의 '우화'에 맨 처음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한 제국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지만, 로마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그들이 가고 싶어하는 곳까지 모든 길이 로마에서 시작해 목적지까지 마차 길을 뚫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로마는 당시 세계를 지배했지만, 이제는 연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을 만큼 관광업이 발달한 도시다. 육지 도로는 물론 수상교통의 중심지로 로마를 기점으로 이태리의 모든 교통이 발달되어 있는 것 또한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길이 여러 곳으로 뚫려 있어 왕래가 용이한 것을 두고 사통팔달(四通八達), 또는 비슷한 말로 사달오통(四達五通)이라고 부른다. 사통팔달은 사전적 의미로 도로망, 교통망, 통신망 따위가 이리저리 사방으로 통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섬이었던 거제에서 왜 '모든 길은 거제로 통해야 한다'라는 말이 필요한가.

거제는 바다를 끼고 있는 특성상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라는 쌍두마차를 필두로 조선산업이 융성했다. 이로 인해 거제 경제가 부흥기를 맞았지만, 세계 경제 침체 및 후발 주자인 중국의 덤핑 공세 등으로 인해 결국 조선산업 침체 국면에 직면하면서 지역경제는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여기에서 짚고 가야할 점은 조선호황의 달콤한 늪에 빠져있는 바람에 거제의 진정한 장래 먹거리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것이다.

경기침체를 실감하면서 뒤늦게 제주도에 못지 않는 뛰어난 풍광과 천혜의 환경을 활용한 관광산업에 뛰어 들었지만, 이미 앞서가는 다른 지자체들의 경쟁력에 밀려 이마저도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그러면 어떻게 거제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관광산업을 반석위에 올려놓을 것인가.

방법은 앞에서 말한 사통팔달이다. 서울은 물론, 어디에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에서 거제로 오는 길은 거가대교 개통으로 뚫렸다. 부산은 거제와 인접한 김해공항이 있어 하늘길도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여기에 바닷길은 거제 섬의 특성상 자연스럽게 이미 열려있다. 문제는 서울과 거제를 연결하는 길이다. 서울서 대전을 거쳐 내려오는 고속도로가 통영에서 끊겼다. 이로 인해 관광산업 혈맥 역시 통영에서 머물고 있는 실정을 부정할 수 없어 빠른 시간 안에 거제까지 끌고 와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철도다.

고속도로의 학습 탓인지 몰라도 가까스로 거제까지 연결한 남부내륙 고속철도를 조기 착공해야 한다. 정부는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시기를 늦추고 있지만, 사활을 걸고 성사시켜야 한다.

다행히 거제가 고향인 문재인 대통령의 경남의 9개 공약에 △남부내륙철도 조기 착공 △조선해양산업 구조 고도화 △남해안 동북아 해양관광 중심지 육성 등 3개 사업이 들어가 있다.

하나 더 있다. 장목∼마산을 연결하는 가칭 이순신대교 조기 착공이 그것이다. 이 대교가 건설되면 현재 창원시가 야심차게 건설 중인 마산로봇랜드와 직라인으로 연결돼 창원을 비롯한 중부권 관광객을 연장선상에서 끌어올 수 있다. 앞에서 열거한 길, 즉 이미 열려 있는 △바닷길 항로 개발 △거가대교 △김해공항 항공로를 비롯해 △통영~대전 고속도로 연장 △남부내륙철도 △장목∼마산간 이순신대교를 완성하면 거제는 명실공히 관광대국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에다 즐기고, 체험하고, 머룰 수 있는 각종 페키지를 입히면 된다.

필자는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마디 제언한다. 거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조선산업 부활은 물론, 관광산업 활성화가 당면과제라는 사실을 모르는 후보자는 없을 것이므로 정파를 떠나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관철시킬 자신이 없다면, 아예 '이쯤에서 뜻을 접으시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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