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논설위원

사람이 만나면 반가움의 표시로 맨 먼저 나누는 것이 인사다. 그러나 문화적 관습에 따라 나라마다 다른 인사법이 있다. 아프리카 마사이족은 존경과 친근감의 표시로 얼굴에 침을 뱉고, 에스키모족은 서로의 뺨을 치고, 티베트 사람은 자신의 귀를 잡아당기며 혓바닥을 길게 내미는 것이 그들의 인사법이다.

뉴질랜드의 마오리족은 손님을 환영할 때 상대와 코를 두 번 비비는데 이때 세 번 부딪치게 되면 그건 청혼의 뜻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알바니아 북쪽지방에서는 반가운 사람과 담배를 교환하고, '좋다'는 뜻을 표현할 때에는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포권지례(抱拳之禮)는 중국영화에서 흔히 보는 장면으로 가슴보다 높게 주먹 쥔 손을 다른 한쪽 손이 감싸듯 움켜쥐고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이고, '합장(合掌)'은 본래 두 손을 모아 부처께 귀의한다는 표시인데 지금은 동남아 불교 국가들의 인사법이다. 이때 합장한 손이 위로 올라갈수록 공경의 정도가 커진다. 유럽의 전통 인사법 '커트시'는 여성 전용으로 한 발은 뒤로 빼고 다른 한 발은 무릎을 가볍게 구부리며 두 손으로 스커트 자락을 가볍게 들어 올리는데 지금은 발레나 포크댄스에서 볼 수 있다.

목례, 포옹, 입맞춤 등이 있지만 가장 보편화된 인사법이 악수다. 악수의 유래는 유럽의 남자들이 싸움에 대비해서 오른손에 늘 무기를 지니고 다녔는데 싸울 일이 없는 사람을 만난 경우에는 빈 오른손을 내밀어서 무기가 없음을 보여주는 풍습에서 비롯되었다.

따라서 악수는 반드시 오른손으로 해야 하며 왼손으로 악수를 청하는 것은 결투를 신청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악수는 싸움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으로 지금은 나라와 문화를 불문하고 현대사회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국제적 인사법이 되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회장이 한국 방문 중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바지 주머니에 왼손을 넣은 채 악수하여 국제적 논쟁거리가 되었는데,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이 내민 손을 앉은 채 거부한 노동당 김한울의 모습은 왠지 씁쓸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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