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민호 시장이 고현항 재개발 사업 추진과 관련해 특정 기업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해 관심을 끌고 있다.

권 시장은 최근 한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부산시에 본사를 둔 협성종합건설(회장 정철원)이 고현항 재개발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1일 출범한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에서 조만간 업체선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양관광개발공사 출범 후 첫 사업으로 고현항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겠다던 권 시장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하지만 아직 어느 것도 결정된 것이 없는 상황에서 성급하게 사업자를 공개한 것을 두고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현항 재개발 사업에 투입되는 총 사업비는 5,000억원 가량.

그러나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는 협성종건은 지난해 매출액이 1,300여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종합건설 도급순위 93위, 부산광역시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량기업이라고는 하지만 자사 매출액의 5배 가량이 소요되는 거대 사업을 맡아 온전히 추진할 수 있을지는 단언할 수 없다.

또 글로벌 기업인 삼성중공업마저 포기한 이 사업에 지역의 한 중견건설업체가 참여한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기도 하다. 물론 협성종건을 중심으로 한 컨소시엄 형태의 사업추진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사업참여가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권 시장의 이번 발언은 자신의 공적 쌓기에만 급급한 일부 자치단체장의 모습과 별반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이 사업을 추진할 주체인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에서도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사업자 선정에 대해 어떠한 사전조율이나 논의 없이 권 시장이 뜬금없이 언론에 참여 예상 사업체를 공개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결국 권 시장이 고현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해 너무 앞서나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개발공사는 물론 시청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신임 개발공사 사장은 취임 직후 고현항 재개발 사업과 관련, 거제시민에게 필요한 다양한 가치를 얼마만큼 창출해 낼 수 있는지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어쨌든 현재의 상황은 권 시장이 칼을 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새해 벽두부터 전해진 고현항 재개발 사업 청신호는 이 사업을 기다려온 시민들에게는 크나큰 설 명절 선물일 수 있다.

부디 개발공사와의 엇박자와 성급한 언론플레이가 이후 권 시장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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