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부와 흥부 형제의 삶을 해학적으로 승화시킨 판소리 흥부가(興夫歌)는 여러 본(本)이 있어 흥보가(興甫歌), 박타령(-打令(鈴)), 흥부타령 등 제목이 다양하고 내용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성(姓)도 '연씨'혹은 '박씨'로 나오고 흥부가 매품 파는 장면도 다르다.

흥부가 환곡(還穀)을 얻으러 갔다가 이방이 이 고을 김부자가 송사에 걸려 매 30대를 맞아야할 일이 있는데 대신해서 가서 맞으면 30냥을 주겠다고 제의한다. 흥부가 약속하고 다음날 감영(監營)에 갔더니 나라에서 살인자 외는 전부 방면하라는 영이 내려 매품조차 허사가 되고 만다.

동편제 창본에서는 환곡을 얻으려 가는 것은 같고 호방이 흥부에게 이 고을 좌수가 영문에 잡혀갔는데 대신 곤장을 열 대만 맞아주면 1대에 석 냥씩 서른 냥을 주겠다고 제의한다. 흥부가 약속하고 다음날 매품 팔러갔더니 어느 놈이 먼저 와서 가로채는 바람에 그조차 실패하고 만다.

흥부가의 해학은 주걱으로 뺨 맞는 장면이 압권이다. 흥부가 "형수님, 보리쌀 한 되만 꾸어 주소"하자 놀부 아내가 부엌에서 밥 푸다 말고 나와 밥주걱으로 흥부의 뺨을 찰싹 때린다. 흥부는 아픈 뺨을 어루만지다 밥알이 만져지자 허겁지겁 떼어먹으며 "형수님 이 쪽 뺨도 마저 때려 주십시오"하는 장면에서는 모두가 실소를 자아낸다.

돈 많은 어느 재벌 2세가 자기에게 개겼다는 이유로 50대의 탱크로리 운전기사를 엎드려뻗쳐 시켜놓고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로 폭행했다.

대당 100만원씩이라며 10대를 때렸고 기사가 '살려 달라'고 애원하자 이번에는 1대에 300만원씩이라며 세대 더 때리고  매값으로 2,000만원을 던졌다.

돈만 있으면 마치 '두더지게임기'에 돈 넣고 망치로 두들겨 패듯이 사람도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그 뻔뻔스런 모습에서 분노보다는 오히려 연민을 느낀다.

이 내용이 LA타임스 1일자 세계면 머리기사로 보도되면서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망신거리로 만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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