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일본 동경거리를 대낮에도 브래지어를 입고 활보하는 사나이가 있다. 일명 '브라오'라 불리는 마흔 다섯 살의 이 사나이는 아내와 딸을 둔 가정의 가장으로 잡지사의 편집장으로 일하는 인텔리다.

이렇게 여자들도 갑갑해 하는 브래지어를 하는 남자를 일컬어 '브라만'이라고 부르는데 '브래지어'와 '맨'의 합성어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치마 입는 남성이 늘어나는 추세도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남자는 여자옷을, 여자는 남자옷을 착용하는 행위를 크로스드레싱(CD)이라 한다. CD는 대체로 여자보다 남자에게 많다. 이들은 성적(性的)으로나 사회적으로 완벽한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옷이나 장신구, 소지품에 관심을 갖고 착용하는 것을 즐긴다.

드러내지 않고 퇴근 후 집에 가면 치마를 입는다든지 하루 종일 여자 속옷을 입고 생활하는 남자라고 해서 그것이 변태성욕과는 다르다. 꽉 끼는 속옷만 입어온 여자들도 집에 있을 때는 헐렁한 남편 속옷을 입는 일이 허다한데 이를 두고 성도착증으로 여기지 않는 것과 같다.

'미수다'에 나왔던 남아공 출신 미녀 브로닌이 공개적으로 "남자 속옷을 좋아한다"라고 하면서 "남아공 여자들은 남자 속옷을 잠옷으로 많이 입는다"며 자신이 즐겨 입는 남자 속옷을 펴 보이기도 했다.

작년 5월 부부 행세를 하며 귀금속 도매업자들로부터 수억 원 어치의 보석을 훔친 범인 2명이 붙잡혔는데 잡고 보니 이들 중 한 명은 여장남자였다.

올 5월에는 성매수를 하려는 남성을 모텔로 유인해 샤워하는 동안 돈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구속된 10대 여성이 구치소에 갇힌 지 무려 23일이 지나서야 남자라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CD가 범죄에 악용되거나 성적 정체감에 혼란을 느낄 정도로 집착하거나 탐닉하지 않는다면 문제될게 없다. 유니섹스시대에는 CD도 개성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