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관광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 중의 하나가 베르사유 궁전이다. 베르사유 궁전은 바로크 건축의 대표작품으로 호화로운 건물과 아름다운 정원으로 유명하다. 태양왕으로 불리던 루이 14세가 자신의 절대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만든 궁으로 특히 「거울의 방」에서는 그 화려함이 극치를 이룬다.

정원에는 귀족들의 무도회가 자주 열렸다. 귀부인들은 코르셋으로 허리를 단단히 묶고 통이 넓고 긴 스커트로 멋을 잔뜩 부렸다. 문제는 그렇게 복잡한 옷을 입고 춤을 추다가 오줌이 마려우면 어떻게 했을까? 유럽에 화장실이 등장한 것은 19세기 이후니까 그 시대에는 화장실이 따로 없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정원의 한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볼일을 보는 귀부인의 모습을 상상하면 민망하기 그지없다. 그 당시 문화였던 정조대(貞操帶)라도 차고 있었다면 그건 여간 곤란한 일이 아니었다. 따라서 여자들은 무도회에 가기 위해 적게 먹거나 배설을 억제하는 약을 먹었고, 넓은 치마는 아무데서나 볼일을 봐야할 때 앞을 가리는데 유용하게 쓰였다.

남자귀족들은 커다란 모피 주머니에 25센티 정도의 손잡이가 달린 휴대용 변기를 하인에게 지니게 했다가 여차하면 대령시켰다.

일반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화장실이 없으니까 집집마다 '볼타르'라 부르는 요강을 사용했고 아침이 되면 창밖으로 요강 비우는 일이 일상이었다. 챙 넓은 모자와 코트는 창문에서 버려지는 오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였고, 남녀가 함께 걸을 때는 비교적 분뇨를 덮어 쓸 위험이 적은 길 안쪽으로 여성을 걷게 하는 것이 에티켓이었다.

여자들은 신발에 나무를 댄 높은 덧신을 신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여성패션의 하나인 하이힐의 시초다. 프랑스 문화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향수' 역시 악취를 감추기 위해 생겨난 산물이었다.

요즘 우리나라 화장실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화장실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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