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만호 대우조선해양 14대 노조위원장

권 시장에 매각 대책위 구성 제안…조합원 자격 부장급 이하로
남 사장 연임로비 의혹 예의주시…많은 조합원 현장서 만날 것

- 1차 투표에서 1,200표 가량 뒤졌으나 2차 결선투표에서 300여 표차로 신승을 거뒀다.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시원한 당선 소감을 부탁한다.

△ 15년 동안 노조간부 활동을 하면서 4전5기 끝에 이룬 결과라 기쁘다. 시련도 많았고 좌절도 많이 했지만 이에 굴하지 않았다. 조직은 자생력이 있어야 살아남는다. 노동자 개혁 연대에 몸담았다가 뜻이 맞는 10여 명의 동료들과 나와 본격적인 노동 활동을 했다.

희망을 여는 노동자와 실천하는 민주노조운동 추진위가 결합해 만든 게 지금의 현장연대다. 아닌 것은 아니고 맞는 것은 맞다는 게 기조라면 기조다. 이번 승리는 타 후보 3명보다 인지도가 높았다는 점이 그 이유다. 6∼7년 전부터 조합원들의 생일이나 기념일이면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다.

계속 그 활동을 해오다보니 내·외부에서 진심을 이해했고 그게 결실을 맺은 것 같다. 매각이나 타임오프제 등 현재 처해 있는 각종 문제에 대해 적임자라는 평가를 해준 것 같다. 나의 승리가 아니라 조합원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 굳이 표현을 한다면 중도좌파라고 할 수 있다. 기존 집행부인 노동조합 민주화 추진위가 진보신당 계열이라면 현장연대는 민주노동당 계열이다. 구성원 당적 등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다. 아울러 노동운동의 판도도 바뀔 것 같다.

△ 바깥에서는 민노당이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노민추의 경우 진보신당에 올인을 했다. 두 파간의 싸움이 양당싸움으로 전이된다고 보는 견해도 많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진보 세력으로 같이 나가야 한다. 지지기반이 6%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에 노동자 정치세력화도 필요하다. 정치세력 기반을 다시 다져야 한다. 편가르기 식으로 되어서는 안된다.

- 지난 7월부터 타임오프제가 시행됐다. 대우조선도 노동조합과 사측간의 입장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알고 있다. 대응방안 등이 궁금하다.

△ 공약 사항 중 하나가 조합원 돈으로 전임자 임금을 충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인원 문제는 협상으로 풀어나가겠지만 임금 부분은 회사가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게 원칙이다. 단협에도 이는 명기되어 있다. 단협 9조에 노조 활동 시간이 보장되어 있고, 10조에 상근자(27명) 인원이 정해져 있다.

다만 11조 임금 문제가 실무위에서 계속 논의한다는 선에서 정리되어 있다. 회사는 현행법에 따라 11명에 대해서만 임금을 지급하며 나머지에 대해서는 특별 무급휴가로 처리하려고 한다. 노조는 내부적인 정리 후 원칙대로 밀고 나가려고 한다. 조합비 인상으로 상근자 임금을 해결하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단협을 바탕으로 여유를 가지면서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한다.

- 내년 7월부터 복수노조제가 시행된다. 많은 장·단점이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지만 강성노조와 친기업노조가 대립될 수 있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간의 주도권 경쟁도 예견된다. 또한 생산직노조와 사무직노조가 갈리는 등 많은 여파가 예상된다.

△ 우후죽순처럼 생겨나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노개연이 회사를 등에 업고 노조를 새로 만들 수는 있을 것이다. 공장별로 노조가 생긴다면 맞을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공장에서 여러 노조가 공생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혼란만 야기될 뿐이다. 지금 대우조선 노조는 규약상 현장직은 입사와 동시에 조합원 자격이 주어지지만 사무직의 경우 대리급 이하만 희망자에 한해 조합 가입이 가능하다. 이를 부장급 이하로 바꿀려고 한다. 이는 복수노조와도 맞물려 있다고 보면 된다.

- 대우조선 매각에도 많은 관심이 쏠려있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이 국감에서 국민주 공모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바람직한 매각은 어떻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 민 행장이 자기 임기 내에 매각을 하려고 하지만 매각 시기 등 어디로 불똥이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2년전에도 한화와의 컨소시엄이 실패로 돌아갔다. 노조는 해외 매각 반대 등 매각과 관련한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 조합원 생존권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에 대화가 안되면 투쟁을 할 것이다.

쌍용차·쌍용건설·대우건설 등과 공대위를 구성해 정보를 공유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얼마전 권민호 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매각 대책위 구성을 제안했고, 권 시장도 이에 대해 공감했다. 향토기업의 기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조만간 민 행장을 만날 계획이다. 국민주도 해외투기자금보다는 낫겠지만 아직 대안이 안된다고 본다. 일방적으로 매각이 진행된다면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다.

- 임천공업 관련 검찰 소환조사에도 관심이 쏠려있다. 남상태 사장의 연임로비 의혹, 낙하산 인사 등이 산업은행 국감에서 주요 내용으로 다뤄지고 있다.

△ 노조에서도 주시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이미지가 실추된 사건이다. 진실을 밝히는데 시간이 걸릴 듯 하다. 남 사장이 해외 출장 등으로 출석 요구에 임하지 않고 있다. 나름 입장이 난처한 것으로 보인다. 내년말까지가 남 사장의 임기다. 당장 퇴진운동을 한다거나 할 생각은 없다. 수위를 지켜보고 있다. 문제가 있을 경우 강력하게 어필할 것이다.

- 지난해부터 안전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안타까운 일이다. 예방책이나 개선책이 필요할 것 같다.

△ 착잡하고 안타깝다. 특히 올해 초에 사고가 많았다. 여러 가지 일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개인 의식이 바뀌는데는 한계가 분명 있다. 안전문제는 개인 부주의도 있지만 매각 등 현 상황에 대한 스트레스도 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입사 1∼2년차 미만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데 작업 방법을 바꾸는 것과 공정 흐름의 개선까지도 고민하고 있다. 현장에서 많은 조합원들을 만나면서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 개개인의 건강까지도 챙기려고 하고 있다.

- 이제부터 2년간 많은 일들이 위원장에게 주어졌다. 마지막으로 조합원들과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달라.

△ 거제(사등면)에서 태어나 줄곧 거제에서만 살아왔다. 지역민들이 좀 더 살맛나게 웃으면서 생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시장과의 면담 때도 이야기했지만 어려운 계층에 있는 분들이 좀 더 따뜻하게 살 수 있었으면 한다.

양로원과 노인정에 계시는 어르신들을 초청해 유쾌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리를 시와 회사와 노동조합이 같이 만들었으면 한다. 각종 지역 행사도 공유해 같이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동조합에서도 힘이 되는대로 도울 생각이다. 현장도 자주 방문해 조합원들을 많이 만나면서 그 속에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고 해소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희망있는, 신뢰 받는 조합이 되도록 힘쓰고 싶다. 지지를 해준 52%의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모든 조합원들을 다 안고 2년 동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위원장 자리는 권력이 아니다. 인사성이 밝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항상 낮은 자세로 모든 일을 처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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