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예수를 고발할 빌미를 잡기 위해 간음하다가 잡힌 여자를 끌고 와 "이 여자가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혔습니다. 모세의 율법에 간음한 자는 돌로 쳐서 죽이라 했는데 선생의 생각은 어떻습니까?"라고 묻는다.

예수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요한복음 8장 첫머리에 기록되어 있는 말씀이다. 돌을 던져 사람을 죽이는 형벌이 투석형(投石刑)이다.

성경에는 간음한 자 외에도 여호수아 시대 성전에 바쳐진 물건을 횡령한 자를 아골 골짜기에서 돌로 쳐 죽였으며, 초대교회 7명의 집사 가운데 한 분이셨던 스데파노(스데반)도 돌에 맞아 순교했다.

투석은 살상무기가 발달하지 않았던 원시시대 가장 훌륭한 전쟁도구였다. 지금도 마을과 마을 사이 산등성이에 쌓인 돌무더기를 당시의 문화적 흔적으로 보고 있다.

왜구의 침입 때 마땅한 무기가 없었던 백성들은 돌을 던져 싸우는 석전(石戰)이 유일했다. 임진년 왜란 때 행주산성에서는 부녀자들이 긴 치마를 잘라 짧게 만들어 입고 돌을 날랐다고 해서 '행주치마'라는 명칭이 생겼다.

오늘날 '투석형'은 지구상에서 가장 잔인하고 비인권적 형벌로 꼽힌다. 그러나 이란, 소말리아, 인도네시아 일부 지역 등 이슬람국가에서는 간통한 자에 대한 투석형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

남자는 손을 묶은 채 허리까지, 여자는 목까지 땅에 묻고, 한두 번으로 죽일 만큼 크지 않는 돌로, 아버지가 먼저 돌을 던지면 이어 형제 친지 이웃 순으로 돌팔매질로 죽이는 가문형 명예살인이다.

가까이로는 작년 10월에 소말리아에서 23세 유부녀가 미혼남자를 사랑한 죄로, 8월 15일에는 아프가니스탄 북부지방에서 19세 처녀와 25세 유부남이 결혼을 허락받지 못하자 도피했다가 탈레반에게 잡혀와 두 사람이 함께 투석형을 당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간통이 죄가 되지 않는 사회와 돌에 맞아 죽어야 하는 사회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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