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율포분교 정주욱 교사

"이렇게 맑고 착한 아이들 보기 힘들어"
작은 분교지만 학습과정 떨어지지 않아…수업시간 구성 어렵지만 그만큼 보람 커

동부면 율포리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즐겁다'고 말하는 패기 충만한 한 젊은 남자선생님이 있다. 올해로 교직생활 7년차를 맞은 율포분교 분교장 정주욱(33·사진) 교사다.

"우리 애들 참 예쁘지요? 어느 학교에 가봐도 우리 아이들처럼 맑고 착한 아이들은 보기 힘듭니다." 아이 예찬론을 이내 털어놓는다.

지난 13일 율포초등학교에서 만난 정 교사는 다부지면서도 온화한 미소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었다. 12명의 전교생 아이들은 거리감 없이 정 교사를 따르는 모습이었고 정 교사 역시 그런 아이들을 하나하나 챙기며 스스럼없는 모습으로 함께 어울리고 있었다.

아이들과의 사이가 참으로 친밀해 보인다는 질문에 정 교사는 "작은 마을의 분교다 보니 아이들 또는 학부모들과 교사와의 관계는 단순한 직업으로서의 관계가 아닌 가족 이상의 끈끈한 애정으로 뭉쳐져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은 교사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성취감"이라고도 덧붙였다.

정주욱 교사가 율포분교로 발령 받은 것은 지난 2009년. 정 교사는 분교에서의 교직생활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아이들과의 유대감이라고 자신 있게 말한다.

그는 "사람들은 흔히들 큰 학교에서 더욱더 체계적인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골 작은 분교라고 해서 학습 과정이 결코 뒤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오히려 아이들은 선생님들의 가득한 사랑과 관심을 자양분으로 누구보다 밝고 긍정적인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다"고 분교 교육의 우수성을 내세웠다.

올해 서른 세 살의 젊은 선생님인 정 교사는 학교발전을 위한 진취적인 꿈과 현 대한민국 교육 실태에 대한 따끔한 비판의 시각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초등학교 시절 입시 위주의 무조건적인 주입식 교육은 좋지 않다. 그 시절은 아이들의 인성이 형성돼 가는 너무나 중요한 시기이기에 올바르고 건강한 가치관을 심어 주어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우리 율포분교의 아이들은 참 다행한 일이다"고 말한다.

이처럼 누구보다 열정 가득히 아이들을 지도하는 그에게도 힘든 점은 있다고. 두 학년을 한 수업 시간에 동시에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일반 학교의 교사들에 비해 수업시간을 구성하는 부분이 조금은 어렵기도 하다고 수줍게 말한다.

인터뷰 말미 그는 "마을 밖으로 나가는 버스가 들어오는 시간, 다섯 시 반이 되면 우리 아이들 12명은 옹기종기 선생님 손을 잡고 줄을 서서 버스를 타러 걸어간다. 그 뒷모습을 가만히 보면 마음이 짠할 때가 많다. 작은 분교의 아이들을 위해 스쿨버스라도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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