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년의 날 기념]대학교 2학년생 윤혜란씨

"어른이 된다는 건 두렵지만 즐거운 일"
'워킹 홀리데이' 위해 아르바이트로 저축…취업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큰 딜레마

성년의 날. 만 20세가 된 젊은이들에게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짊어질 성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책임을 일깨워주고 성년이 되었음을 축하 격려하는 날이다. 매년 5월 셋째 주 월요일이고 따라서 17일이 2010년의 성년의 날이었다.

"워킹 홀리데이도 가고 싶고 멋진 남자친구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어른이 된다는 건 두렵지만 즐거운 일이지요."

지난 13일 옥수동에서 만난 윤혜란 씨(20·고현동)는 '성년'이 된다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첫 마디를 건냈다.

"사실 '성년의 날' 되었다고 해서 새삼스럽게 어른이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아니에요. 처음 내가 어른이라고 느꼈을 때라. 글쎄요, 주민등록증을 받았을 때? 술집에서 당당하게 친구들하고 술 한 잔 할 수 있을 때도 막연하게나마 이제 내가 어른이 되었나 느꼈던 것 같아요. 힘들었던 고 3생활을 보상이라도 받듯 대학에 입학하고 지난 2009년은 정말 원 없이 놀기도 했었지요. 그로부터 딱 1년이 지난 지금, 이젠 뭔가 달라져야 하는 게 아닐까 생각하기도 한답니다"

올해로 만 20살이 된 윤혜란 씨는 진주 한 대학교의 2학년 생. 행정학을 전공한다는 박 씨는 현재 휴학을 하고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고 있는 중이다.

"어린시절부터 항상 꿈꿨던 것은 어른이 되면 반드시 세계 곳곳을 누비며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거였습니다. 가정형편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라 일단 휴학을 하고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으고 있어요. 6개월 이상은 더 모아야 힘들게 일해야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건 '스무 살'만이 가질 수 있는 젊음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이처럼 당차고 열정적인 윤씨에게도 '취업'에 대한 고민은 언제나 큰 딜레마 중에 하나라고. TV나 신문에서 청년실업에 대한 뉴스를 볼 때면 덜컥 두려운 마음이 앞서기도 한단다.

"친구들 중에는 입학하자마자 바로 공무원 시험준비에 매진하는 친구도 있고요, 과 생활은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학점관리에만 올인하는 동기도 봤습니다. 무엇이 정답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제 스물 한 살, 퀘퀘한 도서관에 박혀 제 젊음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면, 제가 너무 철이 없는 건가요?"

워킹홀리데이로 호주를 다녀온 후 다시 복학을 하게 되면 또 다시 '인턴쉽 연수'를 준비, 이번에는 미국으로 공부를 떠날 계획이라는 윤혜란씨. '꿈 꿀 수 있는 건 젊음의 특권'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박씨는 '어차피 정답 없는 인생에서 믿는 건 자신의 의지뿐'이라며 스무 살 다운 열정과 패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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