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 따라 펼쳐진 눈부신 대자연과 그곳을 담아낸 대가의 시선들

쪽빛 바다. 거제와 통영 앞바다를 두고 일컫는 말일 것이다. 푸르고 맑은 그 바다를 보고있노라면 성큼 바닷속으로 들어가 몸속 찌꺼기들을 모두 씻어내고픈 마음이 들 정도다.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작은 섬들이 아름다움을 완성시켜주는 것도 그곳만의 매력이다. 직접 가보지 않았을 뿐, 우리는 이 바다를 이미 익숙하게 알고 있다. 화면 속, 소설 속에 묘사된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서이다. <편집자 주>

열린 바다로 이어지는 섬 거제도

거제시는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섬이 십(十)자 형태로 생겨 우리나라의 제일 큰 섬인 제주도보다 해안선이 더 길다. 해안선에는 산과 산 사이에 만들어진 둥근 포구들이 많다.

이런 해안 여건 때문인지 거제도에는 대한민국 굴지의 조선소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자리하고 있다.

여행자들의 거제여행은 대부분 장승포항에서 시작된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도로를 달리면 자연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거제 동남쪽에 닿게 된다. 그곳에는 드라이브 코스로 이름난 도장포가 자리하고 있다.

도장포에는 신선들이 놀고 갔다는 신선대와 드라마와 각종 CF 촬영지로 유명한 바람의 언덕이 있다. 나무계단을 따라 바람의 언덕에 오르면 널찍한 갯바위와 등대가 어우러진 도장포구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처럼 수려한 거제의 자연은 영화 속에서도 빛을 발한다. 영화 ‘파랑주의보’와 ‘종려나무’가 거제도에서 촬영한 것.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거제도를 즐기고 싶다면 장승포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고 외도로 건너가 보자.

드라마 겨울연가의 마지막회가 촬영된 리스하우스와 여주인공인 최지우가 걸어 내려오던 천국의 계단이 자리하고 있다. 또 ‘종려나무’ 촬영지로 수선화가 만발한 일운면 공곶이도 빼놓을 수 없다. 

 
소매물도의 아름다움을 완성시키는 곳, 등대섬

거제 저구항을 출발해 30분이면 영화 ‘파랑주의보’와 CF ‘쿠크다스’로 유명한 소매물도에 닿는다. 그곳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은 하루 두 번, 썰물 때만 나타나는 몽돌밭길을 건너 만날 수 있는 등대섬이다.

푸른 초지로 이루어진 섬 정상에 하얀 등대 하나가 외로이 서있는 이 섬의 풍경이 젊은 여행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섬에 들어서보면 나무 한 그루 없던 등대섬 한쪽으로는 해송이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등대를 관리하는 직원들과 자연이 함께 만든 것이다.

처음 이곳에 해송을 옮겨 심은 것은 등대원들이지만 이 섬에 적응하고 뿌리를 내린 해송이 스스로 씨앗을 날려 숲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처음 나무를 심은 섬 중앙보다 바람을 피할 수 있는 절벽 가까이에 숲을 이룬 것도 해송이 자연에 순응하며 만들어진 현상이라고.

소매물도에서 등대섬으로 건너갈 계획이라면 섬으로 들어가기 전 물길이 열리는 시간을 알아보고 가는 것이 좋다. 등대섬엔 머물 수 있는 민가가 없으므로 물길 닫히는 시간이 가까워졌다면 건너가지 말 것.

대한민국의 나폴리, 통영

한려해상국립공원 중 가장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곳을 손꼽으라면 통영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바다로부터 밀려오는 거센 파도는 거제도에 막혀 통영까지 오지 못해 잔잔한 바다를 이루고, 바닷가 언덕 위에 올라서면 인근의 작은 섬들이 점점이 떠있는 그림 같은 풍경을 언제라도 누릴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곳엔 대한민국의 나폴리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 아름다운 자연을 보고 자란 사람들이 남다른 문학적 감성을 가진 것도 그리 이상치 않은 일이다. 통영이 길러낸 청마 유치환 선생과 소설 토지의 작가 박경리 선생이 대표적인 인물들.

그들의 시어 속, 소설 속에서 통영은 제 나름의 아름다움을 발산하고 있다. 때론 질퍽하게, 때론 담백하고 무덤덤하게 빛이 되어주는 것.

그런 그들의 발길이 자주 닿았을 남망산공원과 미륵도 달아공원은 지금도 통영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통영사람들의 삶과 어우러진 경관을 보고 싶다면 통영시가지, 충무교, 통영대교, 강구안 등을 바라볼 수 있는 남망산공원으로 올라가는 것이 좋다.

이곳의 전망은 낮보다 조명이 켜진 밤이 더 좋으니 참고할 것. 망망대해 위에 자리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섬들과 어우러진 바다를 만끽하려면 미륵도 달아공원이나 미륵산 정상으로 오를 것. 해질 녘 달아공원의 풍경은 더없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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