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둘레길과 지방도 도로변에 웃자란 풀들이 도로를 점령하다시피 해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장목면 대봉산 해안경관 둘레길을 거쳐 군위봉 등산로를 찾았던 A씨. 양쪽 도로변을 따라 키 큰 풀들이 도로를 덮다시피 해 긴바지를 입고 지나갔지만 뱀이나 해충에 물릴까 봐 무섭기까지 했다.

지난달 20일 더위를 피해 한밤에 독봉산공원 산책로를 찾았던 B씨. 산책로 옆 풀숲 가까이에 검고 긴 막대기가 놓여 있어 발로 차려고 했다. 꿈틀거리는 느낌에 멈췄지만 뱀이었다. 놀라서 발을 굴렸더니 돌틈으로 사라졌지만 하마터면 물릴뻔했다.

지난달 27일 국도14호선에서 가조로 2차선으로 접어 들어 성포중 방향으로 드라이브를 즐겼던 C씨. 가조연육교까지 성포중쪽 지방도 도로변으로 인도가 설치돼 있었는데 풀이 웃자라 인도를 덮었고 2차선 도로변까지 뻗어 나와 있었다. 차체가 긁힐까 봐 중앙선에 바짝 붙어서 운전했다. 

여름은 풀과의 전쟁이라고 말한다. 돌아서면 부쩍 자라 있는 풀을 베고 또 베어내야 하는 작업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여름철 풀베기 사업은 벌·진드기·뱀 등 독충류에 시민들이 쉽게 노출될 우려가 높아 자주 베야 한다.

도로변 풀베기는 시내버스 등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잡목 및 나뭇가지 정비와 잡초를 제거해 차량 운행에 안전을 도모한다. 특히 여름철 우기에는 신설도로나 지방도·인도변 잡초 제거와 함께 상습 배수불량지구의 배수시설 및 측구를 정비해 쾌적한 도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또 저수지 주변은 제방누수 및 동식물에 의한 굴취 확인을 위해 잡목 제거와 풀베기를 자주 해야 한다.

거제시 도로과 도로관리팀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면·동별로 풀베기 예산을 배정했다. 면동에서는 시 산림녹지과 꽃길조성 예산을 포함해 지역내 풀베기 수요조사를 통해 일용직 등을 고용 풀베기 작업을 시행한다.

웰빙공원은 시에서 전적으로 관리한다. 시민들이 더위를 피해 이른 아침과 늦은 밤 시간대 고현천 뚝방길을 많이 찾는다. 뚝방길은 고현천을 끼고 있고 독봉산과 논경지가 가까이 있어 뱀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자주 출몰한다. 시에서 '뱀 출몰지역 주위' 안내 표지판을 뚝방길 곳곳에 부착했지만 뱀과 맞닥뜨린 시민들은 무섭고 힘들어 한다.

지난달 20일 거제면은 휴가철을 맞이해 도로변 풀베기 작업을 했다. 주요 관광지 길목인 시도2호선 중앙분리대와 지방도1018호선 도로변 및 간덕천 제방을 중심으로 잡초·덩굴류 제거, 가로수 가지치기 등을 했다.

법동·동림·남동·외간·내간마을 등은 마을 주민 200여명이 스스로 참여해 각 마을 풀베기와 잡초제거·꽃길조성 등에 힘을 보탰다. 귀농한 분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이 풀베기다. 봄부터 처서가 지날 무렵까지 예초기를 가지고 1년에 4∼5회 정도 집주변을 포함해 풀을 벤다.   

관계당국에서는 눈에 띄는 국도변이나 시에서 조성한 둘레길만 관리할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많이 찾는 산책로·등산로·지방도·하천 뚝방길·저수지 등 도로변 풀베기 작업을 자주 시행해 시민의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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