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회도(同會圖) 또는 계회도(契會圖)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문인들의 모임 장면을 그린 일종의 기록화다.

계회도는 정형화된 양식을 보이는데 화면을 3분해 상단에 예서로 계회명을, 중단에 계회 장면을, 하단에는 참석자들의 관직·이름·자(字)·본(本)·관(官)·부(父) 등을 적는다. 계회참가자들의 생존연대, 혹은 실제 계회를 개최한 연도에 간기(干紀)가 있어 제작연대를 알 수 있어 회화사 연구의 귀중한 자료가 된다.

조라포남봉관해도(助羅浦南峰觀海圖)도 조선시대 계회도의 형식에 맞춰 화면 중앙에 계회가 열리는 남봉(지금의 수정봉)을 나타냈고, 좌목에 언급된 인물 외에 또다른 인물들도 보인다.

현재 국립진주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조라포남봉관해도에는 그림 제작 및 모임이 열린 구체적인 시기를 기록하지 않았다. 그러나 좌목의 첫머리에 나온 류영립(1537∼1599)의 경상도 관찰사 병마수군절도사의 관직 재직기간이 1586~1587년이다.

때문에 그림은 류영립의 관찰사 재직기간중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라포남봉관해도는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지금의 구조라진성의 모습을 가장 자세히 묘사한 그림이기도 하다.

고영화 고전문학연구가가 관해산도(觀海山圖) 좌목에 기록된 인물들의 직책을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관찰사 류영립이 좌장으로 경상감영을 출발할 때 훈련원판관 김옥·전 동부주부 성취·전 사헌부감찰 박몽득·권지(임시직) 병절교위 김태허·권지 효력부위 김명윤·전 사헌부 무관 정대현·학생 김선각 등의 수행원을 대동했다.

류영립 일행이 경남지역 역로를 따라 순시하다가, 창원시 자여역과 고성군 배둔역을 거쳐 고성 치에서 하룻밤을 머문 후 거제도 견내량을 건너 오양역에서 말을 갈아타고 고현성에서 여장을 풀었다.

이때 거제현령 이천문이 조라진영 만호에게 연락해 아침 일출을 맞아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게 되고 조라포 남봉에서 조찬을 겸해 일출을 보는 행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그려진 계회도가 '조라포남봉관해산도(助羅浦南峰觀海山圖)'다. 이후 관찰사 류영립은 조라포 수군 진영을 둘러보고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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