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4차 대유행 맞선 거제 '방역 안간힘'

거제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14일 저녁, 상문동주민센터 옆에 마련된 임시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찌는 듯한 더위에 파란색 보호복을 입고 마스크로 얼굴 전체를 가린 보건소 직원들은 대기중인 한 사람, 한 사람을 응대하며 불안해하는 시민들을 다독였다.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들은 폭염에 현기증을 호소할 정도다. 생지옥이라는 표현을 써도 과언이 아니지만 밀려드는 검사자들을 외면하지 못했다.

같은 시간 고현시내 거리는 썰렁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간혹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담배를 물고 서성이는 취객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결국 거제에도 4차 대유행이 현실화됐다. 지난 7일부터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수는 15일 현재까지 54명을 넘어섰다. 무엇보다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학원 등지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거제시는 15일 0시를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고, 특별방역대책을 시행하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지난 7일부터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거제시가 비상이 걸리면서 방역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리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특별방역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14일 상문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 검사 모습
지난 7일부터 급증한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거제시가 비상이 걸리면서 방역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시는 지난 1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리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특별방역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14일 상문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임시 선별진료소 검사 모습

거리두기 2단계 격상…해수욕장 특별방역

한동안 지역감염 없이 평온한 일상을 유지하던 지역내 코로나 양상이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거제시는 15일부터 오는 27일까지 2주일간 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다.

특히 정부와는 별도의 시 자체 특별방역 수칙을 적용해 3단계에 준하는 추가 행정명령을 발령하고, 사적모임은 4인 이하·직계가족 모임은 8인 이하로 제한토록 했다.

사적모임을 포함한 모든 집합·모임·행사의 인원 산정 제외 등 백신 예방 접종자에게 부여됐던 인센티브는 전면 중단하고, 유흥시설 관리자·종사자 등의 선제적 검사를 2주 1회 강력 권고한다.

유흥시설과 콜라텍·홀덤펍·홀덤게임장·노래연습장은 24시부터 익일 오전 5시까지 문을 닫고, 식당·카페도 자정 이후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목욕장업·실내체육시설 등은 영업시간을 제한하지 않지만, 8㎡당 1명만 들어갈 수 있다. 100명이 넘게 모이는 각종 행사·집회는 할 수 없다, 종교시설은 수용인원의 30%까지 가능하지만, 별도 모임이나 행사·숙박은 금지다.

시는 확진자 발생 시설과 학교 등에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밀접접촉자 및 동선 노출자, 개인과외 교습자에 대한 선제검사를 시행 중이다.

이와 함께 방학기간 대비 학원 특별지도점검을 강화하고, 지역내 어린이집에 대한 방역관리 이행실태 여부를 점검하는 등 특별방역에 나서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추가 감염 확산 차단을 위한 해수욕장 방역 강화 대책도 수립했다.

지난 15일 해성고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학생·시민 등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지난 15일 해성고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 학생·시민 등이 검사를 위해 줄을 서 있는 모습.

위기 극복, 방역수칙·백신 접종이 관건

거제는 지난 8월과 12월, 올해 3월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대유행의 위기를 겪었고, 모두 발 빠르게 대응해 왔다.

지난 1차 대유행 때는 도내 최초 강화된 2단계 방역수칙을 시행하며 확산세를 잠재웠다. 12월 조선소 감염 확산의 경우 가장 앞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고, 조선소내 임시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폈다.

3차 위기에는 근원지인 목욕탕·유흥업소 등에 대해 최초 확진자 발생 즉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동하고, 무증상자 대상 광범위한 사전검사를 벌이기도 했다.

거제시 관계자는 "몇 차례 위기 때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방역협조로 슬기롭게 이겨냈듯이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고 믿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빨리 코로나가 종식돼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와의 전쟁, 4차 대유행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 모두의 방역수칙 준수와 백신 예방 접종률을 높이는 노력들이 시급하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자가격리자도 덩달아 급증하면서 자가격리자 생필품키트 배부도 늘었다. 사진은 무더위속에도 생필품키트를 전달하는 공무원(사진 왼쪽)과 생필품키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자가격리자도 덩달아 급증하면서 자가격리자 생필품키트 배부도 늘었다. 사진은 무더위속에도 생필품키트를 전달하는 공무원(사진 왼쪽)과 생필품키트.

의료진·자가격리자 관리도 '구슬땀'…생필품키트 5일만에 1057세트 전달

거제시는 확진자 급증으로 늘어난 자가격리자 관리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에는 시청 공무원 1명이 자가격리자 1명을 관리했다면 지금은 2~3명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거제지역의 자가격리자 수는 1313명에 달한다.

자가격리 담당 공무원은 배정된 격리자의 체온과 특이증상 유무를 하루 2회 확인해야 한다. 체온계와 손소독제·격리 안내문이 담긴 위생품 전달도 자가격리 담당 공무원의 몫이다.

자가 격리자에게 제공되고 있는 생필품키트 배부는 이와는 또 별개의 업무다. 공무원들은 자가 격리자 전원에게 당장 시급한 식료품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생필품 키트 배송에 나서며 폭염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생필품 키트는 5만원 상당의 재해구호물품으로, 1세대당 1세트가 지급된다. 즉석밥 12개·라면 15개·즉석식품 10개·김 1팩·참치 3캔·생수 6병이 담겨 있다.

어떤 격리자는 키트를 빨리 안준다며 성화고, 어떤 격리자는 돈으로 달라고 생트집을 부리기도 한다.

엘리베이트가 고장나 25층까지 걸어서 키트를 배달해야만 했던 A씨는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무더위마저 겹쳐 파김치가 된다"고 털어놨다.

지난 11일과 12일 양일간 물품 배부에는 시 담당부서 전 직원 26명이 동원됐고, 확진자가 급증한 13·14일에는 타 부서 차출 직원까지 포함 40여명이 일일이 대상자의 집을 방문해 물품을 전달했다.

키트는 지난 5일간 모두 1057세트가 배부됐으며, 올해 지원된 건수만도 7962건에 이른다. 시는 지역내 자가격리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생필품 키트 추가분을 중대본에 요청해 둔 상태다.

이외에도 많은 인력이 노래방·PC방· 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수칙 준수 여부 점검 등에 동원되고 있다. 점검은 주로 늦은 저녁시간대에 이뤄지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밤낮없이 현장에서 방역차단을 위해 애쓰고 있다.

특히 상문동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해당 아파트에 확진자 발생을 통보한 세대에 10만원 상당의 위로물품을 전달하는 등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며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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