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명태 사라져 '불꺼진 항구' 관광객으로 북적
오징어·명태 사라져 '불꺼진 항구' 관광객으로 북적
  • 백승태·김은아·이남숙·최대윤·옥정훈 기자
  • 승인 2021.0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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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형 新 새마을운동 '심심팔팔'②]
만선의 꿈 사라진 묵호항, 관광객으로 북적
불꺼진 동해 묵호항 벽화로 되살아 나다

지역 인구의 약 70%가 직·간접적으로 조선산업 종사자인 거제지역은 조선산업 다음으로 수산업과 관광업으로 살아가는 도시다. 특히 거제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경남지역 제1의 관광지로 손꼽히며 1000만 관광객 유치를 꿈꾸고 있다. 그러나 거제지역의 관광은 단순 자연경관에만 치중한 관광산업이 대부분으로 늘 인프라 부족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더구나 최근 몇년 동안 조선산업 침체로 고용위기지역에 지정된 거제시는 지난해와 올해까지 이어진 코로나19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며 조선산업 뿐만아니라 관광산업까지 위기에 몰리려 있어 적극적인 정책 및 관광콘텐츠 개발이 절실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거제지역의 특색있는 마을과 거리를 발굴하고 재조명하는 등 지역의 특색있는 마을과 거리를 역사와 테마형 관광자원을 찾는 일에 함께 고민해보기로 했다. 기획취재는 지역의 관광산업 부활을 염원하며 거제지역의 마을과 거리를 국내·외의 특색있는 거리와 비교·분석하고 가능성 있는 콘텐츠를 찾아 거제지역의 실정에 맞게 비교·대입해보는 방식으로 풀어가려고 한다. 관광 콘텐츠 및 인프라 개발에는 적잖은 예산이 뒷받침돼야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마침 올해 거제지역에는 다양한 국비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 기획 기사는 거제시가 진행 중 이거나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관광지를 취재 대상지로 선정하고 이와 접목할 수 있는 국내외의 관광지를 찾아 대안을 제시를 목적으로 한 기획기사를 6차례에 걸쳐 시리즈로 보도할 예정이다.  - 편집자 주

강원도 동해시 묵호등대와 연결된 논골담길 오션프론트.
강원도 동해시 묵호등대와 연결된 논골담길 오션프론트.

최근 우리나라에서 뜨는 여행지는 감성을 자극하는 풍경(포토존)이 있거나 이야기(역사 등)를 배경으로 개발한 곳이 많다. 혹은 감성이나 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체험거리와 먹거리를 더해 관광객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강원도 동해시의 묵호항과 논골담길은 벽화 리뉴얼 등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점점 쇠락하던 지역 경기까지 일으킬 정도로 거듭난 곳으로 꼽히고 있다. 묵호항과 논골담길은 코로나19의 영향 속에서도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선정하는 강소형 잠재 관광지·언택트(비대면) 관광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동해안의 대표 항구도시였던 묵호항은 1936년부터 삼척 일대의 무연탄을 실어나르는 작은 항구였다. 그러다 1941년 국제 무역항으로 개항했고, 1960년부터 1970년대 오징어와 명태의 풍어로 호황기를 맞았던 곳이다. 하지만 만선의 꿈으로 활기 가득했던 묵호항은 1983년 인근 동해항이 국제 무역항으로 성장하고 오징어와 명태 등 어족자원 고갈 및 수산업까지 쇠퇴하자 점점 빈집만 늘어나는 항구로 변해갔다.

조선업의 불황과 함께 찾아온 지금의 거제지역의 현실과 닮아 있는 모습이다. 전성기의 묵호항에는 '동네 강아지도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녔다'는 구전까지 판박이다. 오징어를 담은 함지박에서 흘러넘친 물로 늘 질퍽거려 '논골'이라는 이름이 붙은 묵호항의 논골담길은 과거 남의 구역에서 조업하는 오징어 '남바리' 어선들의 집결지였다고 한다.

점점 쇠락의 길을 걷던 묵호항과 논골담길은 지난 2010년부터 변화의 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지난 2010년 동해문화원이 주관한 어르신생활문화전승가업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마을 어른들과 예술가들의 손길까지 이어지면서 새로운 관광명소로 되살아났다.

어족자원 고갈로 점점 쇠퇴해져 가는 논골담길은 2010년부터 벽화사업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어족자원 고갈로 점점 쇠퇴해져 가는 논골담길은 2010년부터 벽화사업으로 활기를 찾고 있다.

묵호항 논골담길을 가다

논골담길은 골목길을 따라 벽화가 하나둘 그려지면서 관광객의 발걸음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논골담길은 나지막한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가파른 골목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풍경이 통영의 동피랑길의 그것과 닮은 듯 하지만 묵호등대를 중심으로 논골1길·논골2길·논골3길·등대오름길 등 4개의 골목길 곳곳에는 묵호항의 역사와 주민의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골목길 곳곳에 셀카봉을 든 관광객들이 북적이고 바다가 훤히 보이는 주택마다 카페와 민박집이 대부분이지만 드문드문 활용되지 못한 폐가도 여럿이다. 논골담길엔 거제사람이면 한번쯤 눈여겨 볼만한 익숙한 명소인 바람의언덕도 있다.

거제 도장포 바람의언덕처럼 머리카락을 정리해야 할 정도의 바람은 없지만 묵호항과 동해의 시원한 바다 배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애꿎은 애향심으로 '바람의언덕은 거제가 더 좋네'라고 생각이 드는 찰나 뱃일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는 가족 동상과 동해지역 시인들이 묵호항과 논골담길을 예찬해 놓은 시(詩)편이 부러워 서둘러 논골담길을 내려왔다.

더구나 논골담길 벽화는 전문 예술가뿐만 아니라 지역의 어르신들이 직접 벽화 그리기에 참여해 옛 기억을 담아내고 있다. 거제지역을 비롯한 대부분의 도시재생사업이 컨설팅 전문가와 용역사 주도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묵호항 논골담길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하다.

논골담길 벽화는 전문 작가뿐만 아니라 지역 어르신이 직접 벽화 그리기에 참여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논골담길 벽화는 전문 작가뿐만 아니라 지역 어르신이 직접 벽화 그리기에 참여해 의미를 더하고 있다.

묵호항 다시 한번 변화를 꿈꾼다

묵호항과 논골담길은 지난 10여년간 벽화마을로 힐링과 옛 향수를 불러일으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 만큼 노후된 벽화도 많다. 이와 관련해 동해시는 지난해 논골 1길과 등대오름길 벽화 9곳을 새롭게 단장한데 이어 올해도 탈색 및 훼손된 벽화 10여곳을 보수하고 구간별 안전울타리 등을 정비하는 등 꾸준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상태다.

또 취재 당시에는 코로나19로 개장이 연기됐던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오션프론트'가 재개장해 관광객 유치가 한창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밸리는 묵호등대와 월소택지 사이 도째비골 1만7150㎡에 만든 이색체험시설로 도째비는 도깨비를 뜻하는 동해·경상도지역 방언이라고 한다.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에는 도깨비를 테마로 한 하늘산책로·하늘광장·아트하우스·체험시설 등이 설치됐다. 이곳에는 국내 최초로 협곡을 건너는 하늘자전거와 어린이들을 위한 자이언트 슬라이드(썰매)가있다. 묵호 등대와 연결된 오션프론트는 바다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해상교량 전망대로 길이 85m·폭 3m 규모로 진입터널과 조망시설·상징 조형물 등을 갖추고 있다.

여기다 동해시는 묵호지역을 지속 가능한 감성 관광지로 개발하는 작업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안 제1의 어업 전진기지였던 묵호항 인근의 '명태 덕장마을'을 관광자원화 하기 위해 올해부터 각종 체험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묵호항이 훤히 보이는 논골담길 '바람의 언덕'에는 지역 문학인들이 시(詩)가 전시돼 있다.
묵호항이 훤히 보이는 논골담길 '바람의 언덕'에는 지역 문학인들이 시(詩)가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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