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이·통장협의회 최초 여성회장 황미영

'잘해야 본전'이라는 마을 이·통장의 위상은 능력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마을을 대표하는 일꾼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거제지역에는 24만 거제시민과 393개 마을 주민을 아우르는 이·통장이 있다. 지난 9일 제15대 거제시이·통장협의회 회장 취임식 주인공이 된 황미영 회장은 거제지역 첫 여성 이·통장협의회 회장으로 거제지역 이·통장을 대표하며 2년 동안 '행복한 동행'을 꿈꾸고 있다.

황 회장의 취임식은 선거 직후인 지난 4~5월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지금껏 미뤄왔다.

이날 열린 취임식도 코로나로 내빈 참석 없이 거제시장을 비롯한 소수 인원으로만 조촐하게 치러졌다. 황 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올해로 만 18년이나 장기집권(?)한 제산7마을 이장이다. 30대 중반 젊은 나이에 이장 일을 시작했지만 평균 연령이 60대 이상으로 알려진 거제지역 이장 중엔 아직도 젊은 편이다.

지난 1994년 남편의 사업차 거제지역에 정착해 올해로 27년, 고향인 함안보다 거제에 산 세월이 많은데도 여전히 '외지인' 또는 '여자가 이장을 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하지만 황 회장을 만나보면 왜 그가 최초의 거제시이·통장협의회 여성 회장이 될 수 있었는지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면장도, 이장도 알아야 한다

'면장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지역민의 대표도 알아야 한다. 황 회장도 지금 자리에 오르기까지 이통장협의회에서 오랫동안 봉사하며 적잖은 수업료를 치렀다고 했다.

20대 새댁으로 거제에 정착했을 당시 황 회장은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거제 생활이 너무 힘들고 외로웠다고 한다. 황 회장은 지난 2003년 마을이장을 맡으면서부터 성격이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했다.

이후 그의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성격은 이장 경력 18년 동안 12년 동안이나 거제시이·통장협의회 운영위원회 임원으로 활동했고, 지난 2011년도부터 4년 동안 제10·11대 거제시이·통장협의회 사무국장을 맡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그리고 2016년부터 고현동 통장협의회 회장을 맡아오면서 지난 14대 거제시이·통장협의회에선 지회 부회장으로 활동하며 거제지역 각 면동 이장들과 교류하는 등 준비된 협의회장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협의회의 중책과 오랜 이장 생활을 경험하면서 황 회장이 배운 가장 큰 유산은 '무조건 이웃과 함께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이·통장은 마을을 속속들이 잘 알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 임무가 행정과 주민의 가교역할인 만큼 주민들에게 행정의 시책을 잘 이해시키고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행복한 동행을 해야 하기에 주민과의 소통뿐만 아니라 행정 및 각 이·통장과의 소통도 중요하다고 했다.

지역발전에 밀알이 되는 이·통장협의회 만들 것

마을의 동네 대소사를 마치 자기 일처럼 처리하며 종횡무진 앞만 보며 달리던 아줌마 이장은 거제지역의 이·통장을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지만 부지런한 발걸음은 여전하다.

황 회장은 지방자치가 올바르게 정착되기 위해서는 주민과 주민들의 대표인 이장의 역할이 중요하며, 지역발전은 행정의 최일선에서 일하고 있는 이장의 화합과 소통이 필수라고 했다.

특히 이·통장은 주민들의 대변자 역할도 중요 하지만 행정 최일선에서 활동하며 겪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거제지역 이·통장의 권익보호를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때문에 황 회장은 지난 4월 임기 시작과 함께 거제지역 18개 면·동을 돌며 각 면·동의 이·통장협의회 회장들을 만났다. 이·통장협의회가 각 마을의 리더를 모은 단체인 만큼 지역현안을 가장 잘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이 거제 각 지역의 이·통장협의회를 순회하면서 마을의 이·통장이 책임의식을 갖고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지역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게 하려면 이·통장의 열정과 개개인의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시민의 화합을 도모하고 지역발전에 밀알이 되는 이·통장협의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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