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형구 (2021. 91㎝× 73㎝. oil on canvas)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면서 이제 우리의 삶도 철학적 변화가 필요합니다. 늘 관계 속에서 살아와 우리 속에 갇힌 듯 외부와의 물리적 소통이 어려워져 과거의 가치관만을 가지고는 견디기 쉽지 않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람 간에 공유하지 못함에서 오는 외로움은 SNS 등 비대면을 대체하는 많은 것들의 존재에도 불구하고 쉽게 해소되지 않고 고립과 그로 인한 고독이야말로 인간이 느끼는 가장 본질적인 불안이기에 변화는 더욱 절실합니다.

하지만 최근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고 미술작품을 통해 감정의 소통과 공감의식을 키워가고 있다는 소식을 통해 사람들은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면서 또다른 모습으로 삶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시대가 어려울수록 사람의 삶은 더욱 성장해 가는 것 같습니다.

컬렉터들의 작품구매 성향에서도 사유의 폭은 더욱 넓혀가고 표현에 대해서는 요구가 확고해 작업과 구매의 다변화에 따른 기대 등으로 작가들의 고민도 덩달아 깊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시대 상황에서 여형구 작가의 작품이 주는 울림과 감동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감성의 지속성·담담함·단순하지만 견실한 구조·이어지는 물성은 작가의 삶을 반영하듯이 단단하고 안정적이지만 색조는 열정을 담아 생명력과 잔잔한 감동의 지속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꾸준하고 지속적인 작업, 현란함으로 포장되거나 허상이 없는 여형구 작가의 작품은 담담함과 평범함으로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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