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산림조합 윤갑수 조합장

농·수협은 농·어촌과 농·어업을 발전시키고 농·어업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대도시 농업과 달리 지역 농·수협은 해당 지역의 경제와 문화의 9할을 책임지는 곳으로 농·어촌 현장 일선에서 농어민들의 손을 맞잡고 애환을 나누는 생활의 중심이기도 하다. 본지는 거제지역의 농·수협을 차례로 찾아 고령화와 경제위축, 인구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거제지역 농·어촌의 문제점과 해답을 얻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지난달 25일 거제시산림조합장 재선거에서 윤갑수 조합장이 당선됐다. 지난 2019년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서 아쉽게 패배의 잔을 마셨던 아픈 기억을 딛고 마침내 거제지역 임업인들의 대표가 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윤 조합장이 내건 선거 문구는 '검증된 탁월한 능력으로 혁신된 산림조합을 만들겠다'는 것이었다. 임업과 관련해 그의 검증된 능력은 정평이 나 있다. 지난 2014년 거제시청 산림녹지과장으로 퇴직하기까지 35년을 오직 거제지역의 산림자원을 위해 일해온 윤 조합장이었기 때문이다.

진주산업대학교(현 경상국립대학교)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거제시산림조합 비상임이사·거제시 산림녹지과 과장을 역임한 윤 조합장은 평소 말수가 적고 과묵한 편이지만 자신의 맡은 일만큼은 묵묵히 해내는 '진국'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그는 말보다 능력과 행동으로 거제시산림조합의 발전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인터뷰에 응하는 윤 조합장의 마음가짐도 조심스러웠다. 취임 후 며칠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했다. 이에 변화가 필요한 조합원들의 기대를 안고 당선된 조합장인 만큼 앞으로 조합의 운영계획을 소개해 달라고 주문했고, 비로소 윤 조합장과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윤 조합장이 취임 후 가장 강조하는 점은 '가족 같은 분위기'와 '혁신' 두 가지다. 조합원을 가족처럼 살갑게 맞고 지금까지의 방만한 경영을 혁신하지 않으면 앞으로 조합은 존폐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산림조합은 임야를 소유하지 않아도 130만원 정도의 출자만 하면 조합에 가입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다르다. 머지않아 산림조합도 농협·축협·수협처럼 조합원 가입조건에 규제가 강화되면 현재의 조합원이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그만큼 경영에도 악역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 조합장은 새로운 경영수익사업으로 안정된 수익을 창출해 기존 900억원 대인 자산규모를 2000억원 대까지 끌어 올리고, 상호금융 3000억원 시대를 열기 위해 일대 혁신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만 조합원들에게 약속한 배당금 증액과 복지혜택 확대·소득증대 사업을 위한 컨설팅 지원·임산물 판로 확보·산림교육 확대 및 조합자금 알선·임업전시장 조성 및 개방·투명한 경영 등의 약속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조합장은 그동안 조합의 경제사업은 거제시의 도급에 치우친 경향이 있었다면 이제는 다양한 경제사업을 통해 조합원들에게 더 많은 이익과 혜택을 줘야만 조합이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거제지역은 그동안 조경수 판매·고로쇠·표고버섯 생산은 많은 반면 가공과 유통·판매는 걸음마 수준이었기 때문에 조합원의 경제 성장에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이라며, 앞으로는 거제의 임업도 어느 정도 사업의 규모화 및 단지화를 정착시키고 행정에 대한 지원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조합원은 내 가족처럼 살갑게 대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35년 공무원 생활에서 느낀 노하우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어느 조직이건 화합하는 분위기 조성이 공동체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직원간 신뢰와 화합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 조합장은 "35년 경험과 노하우가 조합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거제산림조합장에 도전한 만큼 최선을 다해 거제시산림조합을 울창한 숲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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