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상영관에서는 코로나 거리두기 단계와 상관없이 음료 외에는 음식 취식이 안되는데도 이를 지키지 않는 관람객들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또 일부 관람객들은 영화를 예매할 때 지정된 좌석에 앉아야 하는데도 상영관내 거리두기로 비워두어야 하는 좌석을 임의로 사용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4일 거제 CGV 영화관을 찾았던 A씨. 영화 상영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음식을 먹는 소리와 함께 냄새가 진동했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상영관 안에는 물 외에는 음식 반입이 안된다고 직원이 재차 부탁했는데도 가방에 몰래 음식을 가져온 모양이다. 주위가 어두워 본인을 알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냄새만으로도 찾을 수 있다는 걸 왜 모를까. 정말 얄미웠다.   

지난 11일 거제 CGV 영화관을 찾았던 B씨. 상영관 내 거리두기로 비워두는 자석에 아들을 앉히고 나란히 붙어 앉아 연신 아들과 대화를 나누는 아빠를 보면서 기분이 상했다. 상영관 안에서는 거리두기로 앉으면 안되는 좌석에 스티커가 붙어 있지만 조명이 꺼지면 일부 관람객들이 자리를 옮겨 이곳에 앉는다. 거리두기 좌석에 줄을 치는 등 앉지 못하도록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지난해 5월13일 영화진흥위원회는 관객의 안전한 영화 관람을 위해 코로나19 대응 대책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는 △마스크 항상 착용하기 △극장내 음식물 안 먹기 △극장안에서 대화 금지 등이다.

탁상우 서울대보건대학원 연구교수는 "영화관은 공간이 크므로 밀접 접촉을 통해 감염될 가능성은 적지만 이용자는 시민의식을 발휘해야 하고, 극장은 지침을 상기하는 방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보건산업대학원장은 "영화관은 대화가 허용되지 않는 장소로 발열 증상이 없는 분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대화를 일절 하지 않는다면 감염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며 "지금처럼 좌석을 띄어 앉고 소독과 개인별 소독 키트를 공급하며 모든 관객을 전산으로 예매하도록 해 유증상자가 발생하면 즉각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만 된다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

영화관람시 에티켓을 지키지 않는 관람객들을 '관크족'이라고 한다. 이는 관객과 크리티컬을 합친 말로 다른 관객의 관람 행위를 방해하는 사람을 말한다.

2016년 인터파크 조사에 따르면 관크 중 휴대폰 벨 소리 울림이 30.6%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연중 대화 16%, 등받이에서 등을 떼서 뒷사람 시야 방해 9%, 전자기기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 8.8%를 차지했다. 관크족 차단을 위해 중국은 레이저포인트로 불빛을 비춰 행동을 자제 시키고, 일본은 전파 차단기를 설치해 휴대폰을 사용할 수 없게 차단한다. 미국은 공연장 주변에 휴대전화 사용 금지 표지판을 의무화했고, 공연 도중 벨소리가 울리면 최대 50달러(약 5만3000원) 벌금을 문다.

영화관에서는 물·무알콜 음료만 마실 수 있다. 영화관 매점의 모든 음식은 상영관에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음식은 매점 옆에 따로 마련된 취식공간에서 먹을 수 있다. 영화가 시작되면 상영관은 어둡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음식물 섭취 금지라는 시민의식이 가장 앞서야 한다.

음식물을 몰래 반입하다 들키면 벌금을 부과하거나 거리두기 좌석에 앉으면 소리가 나는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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