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김형곤 거제제일교회 목사

"백신 주사 맞으셨어요?"

요즘 내게 들려오는 인사말이다. 얼마 전까지는 "바이러스 조심하세요", "다수의 사람이 있는 곳은 가지 마세요" 이런 걱정스런 인사말이 주류를 이뤘다. 그러나 아직까지 문제해결이 되지는 않았지만 약간의 발전적이고 대안적인 인사여서 조금은 희망적인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의 모든 영역에서 코로나19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우리 인류의 역사는 기원전을 뜻하는 BC와 기원후를 뜻하는 AD는 그 의미가 무엇이든 지금은 너무나 널리 쓰이고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개념을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의 기점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다고 할 정도로 코로나 전과 코로나 이후 삶의 역사를 나누고 있다. 질병이 바꾼 세계 역사의 변곡점이다.

현재 한국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점차 확진자가 줄어드는 반면, 서아시아 인도·동남아시아 일부 국가·남미 등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계속 속출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공포도 전 세계로 확산돼 각국이 공항을 막고 도시를 폐쇄하며 이동을 금지하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확산을 막고 있지만, 정작 심리적인 공포는 국경을 넘어 세계 사람에게 감염됐다. 이른바 팬데믹이 불러온 공포다.

이로 인해 세계적으로 외출 자제와 심리위축으로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고, 이는 동네 구멍가게부터 큰 대기업까지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주 뉴스로 소식을 접하지만 동네 음식점·학원·헬스클럽 등은 소득이 크게 줄면서 종업원들을 내보내고 힘겹게 버티거나, 폐업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정부에서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어 걱정이다. 코로나 백신 개발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실물경제의 위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매일 코로나 사태 진정과 피해를 입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두 차례 시행한 적이 있다. 이 또한 약간의 진통을 경험하지만 결과를 기다리기까지 마음 졸이는 것도 힘든 일이다. 감사하게도 내 목숨이 위험에 처하거나 코로나에 감염됐던 적은 없지만 코로나는 내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가 뺏어간 일상을 빨리 되찾고 싶은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을 알기에 백신 예방 접종은 국민적 인사로 등극했다.

너도 나도 말하는 백신이란 무엇이며 왜 반가운가? 이제 마스크를 벗고 다가올 파란 하늘을 보면서 지금의 위기가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희망이 여기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들은 바에 의하면 바이러스나 세균의 면역에 가장 중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DNA(유전자)를 백신으로 만든 것이 DNA 백신이라고 한다. 이러한 백신을 접종하게 되면 몸에 들어가 해당 항원을 만들게 되고 그 항원은 면역세포들에 의해 항체를 형성하게 유도하게 된다. 그러면 해당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이 형성돼서 감염을 예방하게 된다. 백신은 원인균을 적당한 온도로 가열하거나, 특정의 약품을 첨가해 원인균을 화학적으로 변화시켜 감염예방 및 치료제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백신의 원리에서 찾을 수 있듯이 힘겹지만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마음과 육신의 상처를 모두가 함께하려는 의지적 사랑으로 가열시키고 그것에 믿음의 인내를 더한다면, 오히려 우리의 상처는 치료하는 백신으로, 희망의 꽃으로 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모든 역경 속에는 기회가 있다' 했다. 성서에는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롬5:4).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1:4)라고 했다.

우리의 눈물이, 깊은 상처가 치유돼 가정과 사회를 살리는 생명의 꽃으로 피어나길 갈망하며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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