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소(牛)섬 거제의 축협조합장입니다
나는 소(牛)섬 거제의 축협조합장입니다
  • 최대윤 기자
  • 승인 2021.0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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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축산농협조합 박종우 조합장

농·수협은 농·어촌과 농·어업을 발전시키고 농·어업인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특히 대도시 농업과 달리 지역 농·수협은 해당 지역의 경제와 문화의 9할을 책임지는 곳으로 농·어촌 현장 일선에서 농어민들의 손을 맞잡고 애환을 나누는 생활의 중심이기도 하다.
본지는 거제지역의 농·수협을 차례로 찾아 고령화와 경제위축, 인구감소가 가속화되고 있는 거제지역 농·어촌의 문제점과 해답을 얻고자 한다.  - 편집자 주

거제는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조정에서 목장을 운영한 곳으로 거제(巨濟)는 소섬, 제주(濟州)는 말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약초 먹은 거제 소가 팔도에서 제일이라고 평가받았다.

이와 관련해 다시 한번 거제의 소를 앞세워 전국 제일의 축협을 만들겠다는 거제축산농협 박종우 조합장의 패기와 자신감이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팔 남매 중 막내라는 박 조합장은 지난 2019년 제2회 농협동시조합장 선거에서 50세의 나이로 전국 축산농협장 중 최연소 조합장으로 당선됐다.

거제축협을 전국 1등으로 만들겠다는 패기로 거제축협의 수장 자리에 도전했지만, 박 조합장을 기다리는 거제축협은 조합원 이탈이라는 대규모 내홍을 겪고 있었다. 중앙회의 무자격자 탈퇴 권고에 따라 한때 1700명에 달했던 조합원은 400명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정부의 규제 때문에 새로 축사를 짓거나 가축을 기르는 것 조차 쉽지 않은 상태였다.

당시 거제축협은 조합을 살리기 위한 응급처치가 필요했고, 모든 것을 올바르게 돌려놓겠다는 박 조합장의 패기는 조합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박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지금까지 강조하는 경영철학은 단 하나, 바로 '축협답게'다. 당시 거제지역은 사상 최대의 경기침체기로 거제축협의 경제사업 매출액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었는데 거제축협은 본연의 임무보다는 외형적인 급급해 안으로는 곪아 가고 있었다.

하지만 박 조합장은 기본에 충실한 사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가 생각하기에 거제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거제축협의 규모에 비해 부담이었고 우려되던 예식장과 뷔페 사업은 지난해 코로나 이후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래서 박 조합장의 축협다운 축협은 금융이나 경제사업으로 살찌우는 축협이 아닌 조합의 주인이자 근본인 거제의 농·축산인이자 조합원이 부자가 되는, 그래서 출자금이 늘고 좋은 먹거리를 양산할 수 있는 거제축협을 만드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고 불필요한 예산을 아낀 결과 거제축협은 어려운 거제지역의 경제 속에서도 경제사업과 여수신 사업의 규모가 적잖게 성장하는 결과에 힘입어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흑자결산을 달성을 했다.

특히 거제축협이 지난 2019년 출시한 황제한우·황제한돈 브랜드는 지역 축산물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현재는 지역을 대표하는 축산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황제한우·황제한돈의 탄생 배경에는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은 곳,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한 고장, 고려 의종 황제를 비롯해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나라의 목장을 운영하며 군마를 기르던 곳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또 거제축산농협의 축산물 브랜드가 소비자를 황제처럼 모시겠다는 프리미엄 서비스 제공과 상품에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덧씌우기 위해 다양한 스토리를 '황제'라는 단어와 브랜드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거제축협의 황제한우·황제한돈은 거제 전역을 기반으로 한 유통과 온라인몰, 홈쇼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도권까지 판매망을 확장 시킨 상태다.

또 거제축협은 둔덕면 방답마을 인근에 한우 연구소를 지어 고려때부터 거제지역의 진상품이었던 '흑우'의 개량 및 연구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한우 연구소가 없는 곳은 경상남도에서 거제지역이 유일한데 한우 연구소가 만들어지면 거제지역 축산농가에 더욱 질 좋은 한우가 생산되는 것은 물론 조합원의 소득 증대에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조합장의 책상 뒤에는 '解弦更張(해현경장)'이라는 문구가 걸려있다. 지난해까지는 '轉禍爲福(전화위복)'이었다고 한다.

취임 당시 위기의 거제축협의 상황이 박 조합장과 거제축협에 전화위복으로 다가와 더욱 열심히 일했다면 지금은 거문고 줄을 풀고 다시 고쳐 매는 마음으로 거제축협을 다시 살리겠다는 그의 의지와 신념이 담긴 문구로 보인다.

박 조합장은 "거제지역에 농협은 많지만, 축협은 거제축산농협이 유일하기 때문에 거제축협은 축협답게 살림을 운영해야 하고 '거제'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해 조합의 주인인 농축산경영인 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거제시민을 위한 올바른 먹거리 정직한 금융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거제축협이 전국 1등 축협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축협, 거제스럽고 축협다운 축협이 되기 위해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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