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왜란 당시 국란(國亂)극복의 주역은 의병장과 의병 그리고 승병들이었다. 임금과 조정대신들은 자기만 살겠다고 나라와 백성을 내팽개치고 북쪽으로 도망갔을 때에도 조선의 백성들은 목숨을 바치며 왜군과 싸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병장 김덕령과 정문부는 반역죄로 몰려 죽었고, 사재를 털어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홍의장군 곽재우 장군도 반역자로 몰렸다가 겨우 목숨을 건진다. 이순신 장군도 원균의 칠천량 패전이 없었다면 사형 당했을 것이다.

임란이 끝나자 선조는 논공행상을 하는데 전쟁터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싸운 선무공신은 겨우 18명에 불과한데, 임금을 한양에서 의주까지 모시고 간 86명의 측근들은 호성공신이 되어 상을 받는다.

목숨 걸고 참가했던 수많은 의병들은 죽지 않고 살았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며 아무런 보상도 없이 생업으로 돌아갔다. 전쟁으로 인해 국고가 텅 비자 조정에서는 오히려 백성들에게 가혹한 징세를 강화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건만 돌아온 건 가혹한 세금 통지였다.

코로나가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정부는 K방역 운운하며 방역의 우수사례라며 우쭐거린다. 박수가 받고 싶어 입만 열면 자랑이다. 그러나 정말 박수를 받아야할 사람은 우리 국민들이다. 마스크를 쓰라면 빠짐없이 썼고, 손소독도 열심히 했다. 4인 이상 못 모이게 해서 안 모였다. 살기 힘들어도 9시 이후 영업금지도 지켰다. 이 와중에 사재기의 혼란도 없었다. 정부가 시키는 대로 다 했다.

그럼 정부의 할 일은 무엇인가? 백신을 제때 확보해서 면역에 성공함으로 불편한 마스크를 벗고 일상에서 돌아가게 해주는 일이다. 방역이 국민 몫이라면 면역은 정부 몫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코로나 대응과정에서 나라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국가재정관리 빌미로 세금폭탄이나 맞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쩌면 벌써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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